"대부업 신용대출은 이미 죽었다...최고금리 인상만이 방법"

대출 대폭 축소에 돈줄 마르는 저신용자
연 229% '불법 사채 시장 내몰려
연20% '최고금리' 인하가 오히려 독
  • 등록 2022-10-31 오전 6:29:00

    수정 2022-10-31 오전 6:29: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대부업체 3곳, 저축은행 1곳에서 받은 대출이 있는데, 대부업체 한 곳이 만기 연장이 안 된다고 해 급하게 950만원 정도를 막아야 합니다. 이자는 최고(금리) 이상이라도 괜찮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최근 대부 중개 플랫폼 ‘대출 나라’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글쓴이는 대부업체 신규 대출 중단에 불법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다급한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 최후 보루로 통하는 대부업체들이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가면서 저신용 서민들의 돈줄이 더욱 마르고 있다. 기준금리 지속 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 대출 금리 인상 요인은 즐비한데 연 20%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정 최고금리 규제 탓에 대부업체들이 마진을 낼 수 없게 되자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대부업체 한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이미 죽었고(취급을 안하고), 그나마 해 왔던 담보대출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제 죽었다”며 “해결책은 법정 최고금리를 인상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등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를 더 올려 마진을 맞추고 있지만, 대부업체들은 이미 법정 최고치인 20%에 육박하는 대출금리를 적용해온 터라, 금리를 더 올리기 힘들어지니 만기연장이나 신규취급을 하지 않고 있단 얘기다.

3금융권인 대부업체뿐 아니라 2금융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에 이어 저축은행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하는 등 리스크 회피에 적극 나서면서 서민들의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도 최근 사상 최초로 6%를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뛰고 있어 저신용자들은 카드론 융통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고금리 구간(18~20%)의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금융권과 대부업체들이 대출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등록 대부 업체 이용자의 평균 금리는 연 229%에 달한다.

취약 차주들의 자금난은 당분간 더욱 심화할 전망이지만 이들의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 줄 수 있는 수단인 ‘법정 최고금리’는 요지부동이다.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국회의 특성상 여야 가릴 것 없이 최고금리 인상엔 관심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와 같이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로) 윗단의 금리를 묶어 놓게 되면 금융 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의 접근을 더욱 제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분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