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연준·ECB 시장 안정 의지에 '환호'…나스닥 2.5%↑

연준,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 밟았다
파월 "물가 단호한 의지…침체 없을 것"
파월 기자회견 직후부터 3대지수 폭등
ECB "유로존의 분열 방지 도구 가속화"
일각서 "물가 심각, 일시 반등" 시각도
  • 등록 2022-06-16 오전 5:59:42

    수정 2022-06-16 오전 5:59:42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안정 의지를 강하게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사진=AFP 제공)


물가 안정 의지 수차례 보인 파월

1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0% 상승한 3만668.53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6% 오른 3789.9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0% 오른 1만1099.16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36% 올랐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주시했다. 3대 지수는 연준이 거의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2시 급락해 하락 전환했으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 안정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이자 다시 반등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6월에 이어 7월 역시 75bp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볼 때 7월 회의 때는 50bp 혹은 75bp 금리 인상을 할 것 같다”며 “(금리) 변화의 속도는 계속해서 향후 경제 데이터와 전망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예상을 넘는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그는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에 고정 시키는 것에 대해 (다른 무엇보다) 단호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놓기 위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우리는 물가를 낮추기 위한 결의와 수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달 전 4.3%에서 5.2%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8%에서 1.7%로 대폭 낮춰잡았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공격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관측이 점증하는데 대해서는 “우리는 (공격적인 긴축을 통해) 침체를 유도하려는 게 아니다”며 “강한 노동시장과 함께 2% 물가 목표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PL 파이낸셜의 낸시 크로스비 최고주식전략가는 “50bp에서 75bp 인상으로 바뀌는 것은 냉혹한 현실 때문”이라면서도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연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투자전략가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당분간 시장을 달랠 것”이라고 전했다.

근래 폭등세를 보였던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20bp 이상 빠졌다. 최저 3.193%까지 내렸다.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20bp 안팎 내리며 3.280%까지 내렸고, 이는 증시 투심을 자극했다.

“인플레 심각, 일시 반등” 시각도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20% 상승한 7273.41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3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35% 각각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64% 오른 3532.32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임시 회의를 통해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게 주효했다. 최근 부채가 많은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금리가 치솟자 시장을 달랜 것이다. ECB는 기존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재투자에 있어 유연성을 강화하고, 지역간 분열을 막기 위해 새로운 지원 도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행복한 연준·ECB의 날’(Happy Fed·ECB Day)라고 표현하면서 “ECB는 새로운 분열 방지 도구 설계의 완성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장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날 반등이 일시적일뿐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연준이 이날 내놓은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 18명 중 올해 기준금리 7회 추가 인상(3.25%~3.50%·25bp 1회 기준)을 예상한 위원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준이 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연말 금리 수준은 3.40%다. 연준이 자체 추정하는 중립금리 2.5% 안팎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는 길게 보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는 크게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04% 하락한 배럴당 115.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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