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둔화되니 경기 우려…2Q 어닝쇼크 예상 종목은?

중국 봉쇄 직격탄…2Q 화학 업종 약세 ‘랠리’
韓 수출 의존도 높은 중국의 경기 위축 우려
“6월 말부터 실적 상향 조정 본격화 전망”
  • 등록 2022-06-03 오전 6:00:00

    수정 2022-06-03 오전 6:00:00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상승률이 둔화되며 물가 고점 기대감이 제기됐지만, 이제는 경기 우려 먹구름이 증시를 드리우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최근 회동도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높고 경기 둔화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글로벌 경기가 2분기 국내 상장사 실적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중국 봉쇄 직격탄…2Q 화학 업종 약세 ‘랠리’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기관 수 3곳 이상인 상장사 146개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3조1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42조709억원 대비 2.57%(1조837억원)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중국 봉쇄 영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 2분기 실적을 향한 의구심이 남아 있고 예상치는 중국 봉쇄 등에 대한 영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중국 봉쇄 완화에 따른 심리는 긍정적이지만 실적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국내 상장사 중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실적 감소세가 뚜렷한 종목들은 대부분 화학 업종이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올 2분기 영업익이 698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8.3% 감소한 수치다. 3개월 전 추정치는 2496억원이었지만 1개월 전 1428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더니 698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어 효성화학(298000)대한유화(006650) 각각 85.4%, 81.9% 감소한 104억, 137억원으로 집계되며 좋지 않은 업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어 △서울반도체(046890)(-55.6%) △원익IPS(240810)(-54.8%) △금호석유(011780)(-52.4%) △효성티앤씨(298020)(-45.3%) △세아베스틸(001430)지주(-38.4%) △LG생활건강(051900)(-37.4%) 등이 뒤를 이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레저, 디스플레이, 화장품, 유통, 화학, 건설 등은 2분기 실적 하향을 주도하는 업종”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화학 업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봉쇄 여파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볼 때 일회성 요인이 없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 시 주요 업체의 합산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면서 “중국 소비 위축으로 화학 수요 약세도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화학 업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어려운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상해지역 봉쇄 해제로 6~7월 시황 회복은 가능하겠으나 대규모 증설물량 도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짙어지는 우려…韓 수출 의존도 높은 중국의 경기 위축

일각에서는 4월 PCE 지수가 2개월째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현재 증시는 단순한 물가 상승이 아닌 경기 위축에 대한 경계도 반영된 상태다.

일례로 미국 정부의 최근 모습을 보면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6개월 만에 만나 연준 정책 지지를 선언했지만, 당일 증시는 하락했고 이어 간밤에는 연준 베이지북에서의 경기 평가 하향에 약세를 이어갔다.

지방선거로 1일 휴장한 국내 증시 역시 1%대 약세로 마감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6.91포인트) 내린 2658.99에, 코스닥 지수는 0.25%(2.22포인트) 내린 891.14에 거래를 마쳤다. 대외 변수 영향이 큰 코스피 지수의 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

이날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좋지 않은 전망도 눈길을 끌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싱크탱크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의존도는 25.3%로, 중국의 경기 위축이 곧 국내 성장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4.8%에서 4.4%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결국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한 경기 우려 해소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횡보 내지 소폭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2분기와 연간 실적 상향 조정은 2분기 시기의 변화를 충분히 보고 조정해야 하는 만큼 제한적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는 6월말부터 실적 상향 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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