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미스매칭에 느는 청년 니트족…"디지털 교육체계 혁신 필요"

고용시장 회복에도 제조업 청년 일자리 5.5만개 사라져
청년층 "위험하고 불안정하지 않은 양질 일자리 가겠다"
일자리 미스매칭에 니트족 매년 늘어…올해 177만명 전망
"청년 디지털 일자리 이동 준비 중…국가·산업·교육 대비"
  • 등록 2021-11-29 오전 6:49:00

    수정 2021-11-29 오전 6:49: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2030세대는 아직 일자리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 핵심 산업인 제조업 일자리에서만 청년층 일자리가 5만개 이상 사라졌고, 구직활동 자체에 나서지 않는 청년층인 이른바 `니트족(NEET·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도 늘고 있다.

이는 청년세대가 위험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화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능력 양상 등 교육 전반에 대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4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1 강동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는 1957만 7000개로 지난해보다 68만 1000개(3.6%) 늘었다. 이 중 60대 이상 일자리가 39만 2000개(15.4%) 늘면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증가폭이 컸다. 50대 일자리가 17만 3000개(4.1%) 늘어 뒤를 이었고. 이외 20대 이하 일자리가 7만 8000개(2.5%), 40대 일자리가 5만 5000개(1.2%)씩 늘었다.

그러나 30대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1만 7000개(-0.4%) 감소해 전체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30대 임금근로 일자리는 지난 2019년 4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30대 일자리는 제조업에서만 3만 8000개가 줄었다. △건설업(-6000개) △사업·임대(-6000개) 등에서도 30대 일자리가 감소했다. 20대 이하도 전체 일자리는 증가했지만 제조업에서는 1만 7000개가 줄었다. 청년층에서만 우리나라 핵심 산업인 제조업 일자리가 5만 5000개가 사라진 셈이다.

청년 일자리가 고용시장 회복세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현재 일자리가 청년 세대가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실제로 청년 세대는 제조업이나 공공일자리 등 위험하거나 불안정한 일자리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희망한다.

인크루트가 20~30대 회원 636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1일 일자리 정책 우선 순위를 물은 결과 ‘정규직 확대와 같은 질 좋은 일자리 구축’이 62.7%로 가장 많았다. 이는 취업문을 넓혀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답변(28.6%)에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펴고 있는 ‘취업 지원 제도 확대(면접 지원 등)’는 4.6%, ‘채용 박람회와 같은 취업 컨설팅’은 1.6%에 불과했다.

(자료=통계청)


이처럼 실제 필요한 일자리와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 간 간극인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칭`은 청년 니트족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노동패널의 ‘코로나19 충격이 청년 니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청년(15~34세) 중 니트족은 172만3000명에 달했다. 지난해(157만8000명)보다 14만5000명(9.2%)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의 추세가 12월까지 계속되면 177만3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청년 일자리 숫자보단 교육 체계 전반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동열 한국공학대 산업융합학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으로 기업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고, 청년은 디지털 기반 교육과 일자리로의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인력의 수요와 공급 측면의 요구를 충족하고 원활한 이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며, 국가·산업 교육훈련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어 “국가 수준에서 디지털 역량에 대한 청사진 마련을 통해 장기적 인력 확보와 매칭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산업 측면에서는 디지털화 촉진과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 및 활용뿐만 아니라 새롭게 양성되는 인력의 적극적인 수용이, 교육훈련 측면에서는 디지털 교육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학제에 따른 디지털 인력의 수준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자료=한국노동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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