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e해외주식]中 반독점 규제 강화…텐센트 발목 잡나

1분기 매출 기대치 소폭 상회
플랫폼 투자 기조 동참…순익 성장률 둔화
중국 내 규제 강화 우려…밸류에이션 부담 지속
  • 등록 2021-05-29 오전 7:30:00

    수정 2021-05-29 오전 7:30: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텐센트홀딩스(0700.HK)가 올해 1분기 기대치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플랫폼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에 이어 텐센트도 2021년 투자 강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당분간 실적 소강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 우려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텐센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353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0.9% 상회했다.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영업이익과 지배지분 순이익도 428억위안, 331억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때보다 각각 20.2%, 22.3%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과 지배지분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각각 1.7%, 7.0% 하회했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사업 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사업부문별 매출액을 보면 게임은 기존 모바일 게임(왕자영요, PUBG Mobile, 화평정영)의 견조한 성장과 신작 게임(천애명월도) 출시 효과로 436억위안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바일 결제 시장 성장,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온라인 동영상 고객 수요 증가에 힘입어 390억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때보다 47.2% 늘었다. 같은 기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288억위안으로 14.7%, 온라인 광고는 218억위안으로 23.2% 증가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이 기대치를 하회한 이유는 게임과 SNS 부문 매출액총이익률이 콘텐츠 비용 증가, 고마진 PC게임과 QQ 구독료 매출 비중 감소로 크게 하락하며 전사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분기에 이어 나머지 분기 순익 성장률 둔화도 예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알리바바와 징동 등 플랫폼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에 이어 텐센트도 이번 실적을 통해 2021년 투자 강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백 연구원은 “올해 나머지 2~4분기의 순이익 성장률 가이던스는 전년 동기 대비 0~22% 사이로 제시해 1분기 대비 둔화가 예상된다”며 “주요 투자 영역은 클라우드, 게임, 쇼트 비디오 세 부문이다”고 전했다.

클라우드에서는 SaaS 제품과 보안 소프트웨어 기술 강화, 게임에서는 대규모 투자액이 투입된 대형 게임 개발과 신작 게임 마케팅 지출 확대, 쇼트 비디오에서는 쇼트클립 플랫폼 ‘Weishi’를 텐센트비디오와 합병하고, 광고를 통한 수익화 속도를 늦춰 유저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백 연구원은 특히 “올해 투자 확대가 예고됨에 따라 이익 전망치가 하향되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경감될 수 있다”며 “반독점 규제 리스크 해소 혹은 다음 분기 긍정적 실적 지표가 확인돼야 본격적인 상승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 차원에서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할인 쿠폰을 주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물건값을 깎아주는 것을 규제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 27일 중국 정부망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반독점 관련 법 집행을 강화하겠다”며 “시장에서 우세한 지위를 가진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주거나 저가에 덤핑 판매를 하는 것을 색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8일에는 불공정 가격 책정 문제가 적발된 알리바바 계열 지역 공동구매 플랫폼인 스후이퇀에 총 150만위안(약 2억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반독점 규제 강화에도 텐센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장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는 주로 전자상거래(B2C)와 핀테크 부문에서 진행 중”이라며 “규제 강화에도 텐센트의 피해는 핀테크 부문과 투자기업(PDD, JD.COM, 메이투안디엔핑) 지분 가치 일부 하락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한적 피해와 견조한 실적 성장에 힘입어 텐센트는 차별화된 주가 흐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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