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티지에 현대차도 감산…“정부·기업 함께 나서 해결해야”

“반도체는 기업간 경쟁 아닌 국가간 경쟁 돌입한 상태”
“기업만 바라봐선 안 돼…정부가 인재 양성부터 해야”
  • 등록 2021-03-31 오전 5:00:00

    수정 2021-03-31 오전 5:00:00

[이데일리 피용익 배진솔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을 멈추게 만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현대자동차(005380)까지 덮쳤다. 정부와 기업들이 반도체 수급 문제를 점검하고 시장 판도 변화에 적기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1공장은 다음달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하기로 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전방카메라에 장착할 반도체 부품 공급 부족이 원인이다. 현대차는 이번 휴업으로 코나 6000대가량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지속되면 아이오닉5 등 다른 제품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이미 감산에 돌입했고, 기아자동차(000270)와 르노삼성자동차도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반면, 반도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반도체 공급 부족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요국 정부와 기업들은 사태 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에 편중된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미국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인텔은 공장 2개를 추가로 짓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과 유럽도 반도체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덕분에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파운드리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등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반도체 산업이 흔들린다: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에서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기업간 경쟁 구도로 해석해선 안 된다. 국가간 전쟁이 시작했다고 인지하고 치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른 국가들은 정부가 판을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기업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교육부, 산업부, 과기부가 협력해서 우리 산업 성장에 필요한 고급 인재들이 양성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바꿔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이 흔들린다 :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에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왼쪽 세 번째부터)과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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