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통합당은 지난 2016년 10월 3주차(24일) 여론조사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여당 지지율을 앞섰고, 올해 2월 당 창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 석달 새 기본소득 논쟁을 주도하는 등 진보이슈를 선점하고, 호남 민심을 잡기위해 적극 나서는 등 당 쇄신작업에 속도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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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8월 2주(10~12일) 차 주간 집계 결과, 통합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9% 포인트 오른 36.5%,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7%포인트 내린 33.4%로 나타났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양당 지지도 격차는 3.1%포인트로 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 지지율 역전 현상을 보였다. 지난주는 오차 범위 내 최소 격차(0.8%포인트)를 보인바 있다.
물론 반사이익 효과도 존재한다. 부동산 정책 여파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인한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 영향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새 지도부의 크고 작은 성과에 대한 호평도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당의 쇄신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경제혁신특별위원회를 비롯,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등 분야별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전문성을 갖춘 당내 중진 의원뿐 아니라 초선·재선 의원, 비상대책위원들에게도 위원장을 맡겨 정부·여당의 정책을 견제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토록 했다.
특히 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별위원회는 새 정강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10대 정책도 지난 13일 발표했다. 10대 정책으로는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 △미래변화를 선도하는 경제혁신 △약자와의 동행, 경제민주화 구현 △일하는 모두가 존중 받는 사회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 개혁 △모두를 위한 사법 개혁 △깨끗한 지구,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내 삶이 자유로운 나라 △남녀 모두가 행복한 양성평등 사회 △우리의 내일을 열어가는 외교안보 등으로 구성됐다. 진보정당보다 더 진보적인 내용도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무엇보다 지난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구속 및 탄핵과 관련해 진솔한 사죄가 없었다는 점도 최근 들어 비공식석상에서 언급하는 등 중도층을 겨냥한 다소 파격적인 ‘합리적 보수정당’의 변신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통합당 리모델링 순항 중
김 위원장 체제 석 달은 일단 표면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합당 리모델링도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걸핏하면 장외투쟁으로 맞섰던 보수야당의 이미지를 벗는데도 성공했다.
그는 통합당 비대위원장로서의 포부도 남다르다. 지난달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의 뼈대까지 바꿔 백년은 이어나갈 수권정당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비대위원장으로서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때 여당의 정책자문을 맡기도 했지만 현재 집권 여당의 독주를 막고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인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정반대 진영인 통합당 행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호남 민심을 얻고, 전직 대통령 사태에 대한 공식입장 표명 등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실천으로 옮기는 지가 중요하단 얘기다.
전문가는 당분간 정부·여당으로부터 얻는 반사이익 효과와 향후 과제를 당 지도부가 생각한대로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 체제에서 장외투쟁으로 가지 않은 것은 잘한 선택”이라며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기존 지지층인 보수층도 중요하지만 비중이 큰 중도층을 더 챙기는 것이 당연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어 “5·18민주화 정신을 새 정강정책에 담았는데, 앞으로는 전직 대통령 사태에 대한 사죄가 제일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정부·여당 정책 불신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지지층을 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