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상장은 27년 간 신약개발에 투자한 최태원(사진)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투자 계열사들의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신성장부문에 집중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는 SK의 전략만 놓고 볼 때 SK바이오팜 상장은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
앞서 2015년 SK C&C와 SK 합병으로 출범한 SK는 그간 투자에 집중하면서 투자회수(EXIT) 실적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SK는 지난해 10월 자사주 매입(352만주, 발행주식 총수 5%)을 통해 주가부양에 나서기도 했다. 상장 계열사의 실적 둔화에 따라 기업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SK 주가는 2018년 2월 33만1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걸어왔다. 지난 22일 종가는 22만8500원으로 전일대비 1500%(-0.65%) 하락 마감했다.
SK바이오팜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제약 기업 중 임상 단계가 아닌 혁신 신약을 이미 개발해 상업화를 마친 단계에서 상장하는 최초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최근 미국 시장에 출시돼 지난 12일부터 처방이 시작됐으며 유럽에서도 신약판매허가 심사 중이다.
SK는 SK바이오팜 상장시 구주 매출로 일부 투자 대금 회수가 가능함에 따라 이를 재원으로 특별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기업 가치 증대를 통해 주주 가치 제고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