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수리 집중하던 의료장비 서비스, 사전 관리로 영역 넓혀

얀 마켈라 GE헬스케어 글로벌 서비스 사장 인터뷰
IT발달로 사후관리서 고장 전 관리 가능해져
영상장비 네트워킹연결해 24시간 실시간 들여다 봐
병원 효율성 높이고 환자 대기 줄여
  • 등록 2019-06-12 오전 5:30:00

    수정 2019-06-12 오전 5:30:00

얀 마켈라 GE헬스케어 글로벌 서비스 사장은 “과거 고장난 장비를 수리하는데 치중했던 의료장비 서비스가 점차 고장을 사전에 막아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GE헬스케어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는 단순한 AS서비스를 넘어 고장 가능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고 고장 발생 시 조치 가능한 문제는 원격으로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의 영역을 사전관리로 넓힘으로써 장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병원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얀 마켈라 GE헬스케어 글로벌 서비스 사장은 “IT 기술의 발달로 의료기기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서비스 영역을 늘리게 됐다”며 “디지털 서비스 솔루션이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켈라 사장은 2000년 GE에 입사해 현재 글로벌 진단영상장비 서비스 사업을 이끌고 있다. GE헬스케어는 최근 실시간으로 의료영상장비를 관리하는 ‘디지털 서비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영상장비를 병원이 아닌 GE가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마켈라 사장은 “한국 시장에 선보인 MRI(자기공명영상), CT(전산화단층촬영),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초음파 등 많은 의료영상장비의 상당수는 이미 온라인으로 GE헬스케어와 연결돼 있다”며 “지금 이시간에도 GE의 엔지니어들이 이들 기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MRI나 CT가 고장이 나기 전까지는 미리 알 수 없었다. 장비가 고장나면 완전하게 고칠 때까지 촬영을 할 수 없게 된다. 예약했던 환자는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그 기간 동안 병원은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마켈라 사장은 “고장나기 전 장비에서 생기는 이상신호를 감지하면 언제쯤 이상이 생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MRI는 헬륨가스 농도가 떨어지거나 쿨링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게 이런 이상신호다. 엑스레이는 전압에 이상이 생기거나 스파이크가 튀면 고장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켈라 사장은 “MRI는 이런 이상 감지 파라미터가 30여개나 된다”며 “이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실제 문제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조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GE에 따르면 문제가 생겼을 때 1시간 이내에 고치는 비율이 30%에 이른다. GE는 인공지능(AI)를 접목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최소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마켈라 사장은 “지금까지 생긴 문제들에 대한 빅데이터를 학습해 파라미터를 정교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고 파라미터 수가 늘어날수록 예측력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영상장비는 대당 가격이 수억~수십억원에 이르는 만큼 고장 없이 최대한 많은 환자를 촬영하는 게 이익이다. GE의 ‘i-Center’는 각 장비의 현재 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이용하면 각각의 기기가 몇 건의 촬영을 했는지, 시간 당 몇 명의 환자를 촬영했는지, 환자 대기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수치화해 보여준다. 마켈라 사장은 “촬영 부위에 따라 시간이 다른데 장비가 여러대인 병원에서는 환자를 잘 배치해 촬영을 최적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촬영 스케줄을 최적화하면 환자는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병원은 최대한 많은 환자를 촬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시스템을 도입한 한 외국 병원은 주간 촬영회수는 36.5% 늘어난 반면 환자 대기시간은 4주가 줄었다. 이로 인해 연간 32만 달러(약 3억 8000만원)의 초과 이익을 얻었다.

환자별 방사선 피폭량 관리도 가능하다. 진료과·촬영부위 별 프로토콜을 쉽게 관리할 수 있어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 마켈라 사장은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암환자나 한꺼번에 많은 방사선을 쬘 수밖에 없는 심혈관시술 환자들이 피폭량을 계산해 이미지 퀄러티를 높이면서 피폭은 최소로 할 수 있다”며 “이는 이를 도입하는 병원도 환자관리에 신경쓴다는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병원 수익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불편을 없앨 수 있다”며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서비스 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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