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 드라마'는 호르몬을 타고

크레이지 호르몬
랜디 허터 엡스타인|452쪽|동녘사이언스
  • 등록 2019-04-17 오전 5:03:00

    수정 2019-04-17 오전 5:03: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우리 몸에는 아홉 개의 호르몬 분비샘이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호르몬만 수십 가지다. 이들은 신진대사·섹스·행동·수면·면역계 등을 조절한다. 사춘기부터 갱년기·폐경 등 인간의 삶에 영향을 준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이 작은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호르몬이 의학계에 등장한 건 이제 갓 100년을 넘겼을 뿐이다. ‘흥분시키다’ 혹은 ‘자극하다’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이름을 땄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종종 “호르몬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이유다. 우리는 이미 다양한 목적을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다. 임신테스트기부터 피임약, 성장호르몬 주사, 스테로이드 등이다. 신체부터 기분까지,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몸의 진정한 주인은 호르몬에 가깝다.

의사이자 의학박사, 예일대 의대 전속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호르몬에 대한 궁금증과 의학사적 발자취를 따랐다. 20세기 초부터 시작한 내분비학의 역사 혹은 건강법이 아니라 호르몬이란 존재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수탉의 고환을 떼어내 배에 이식한 독일의 의사부터 회춘한다는 이유로 유행한 정관수술 이야기까지. 호르몬을 둘러싼 광기의 드라마가 이어진다.

저자는 호르몬을 ‘가장 광범위한 과학’이자 ‘가장 인간다운 과학’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행동·충동을 조절하는 것이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좁게는 호르몬이 성 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답을 찾고, 넓게는 호르몬의 관점에서 인간을 구성하는 갖가지 요소까지 짚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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