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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민 기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무섭게 치솟으면서 집값 ‘거품’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거래량은 작년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매매값은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현재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인 ‘심리’에 주목한다. 한 두달 새 가격이 1억~2억원이나 껑충 뛴 집을 매입하는 것은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정상적이지 않는 가격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등으로 향후 서울의 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 심리와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못산다’는 수요가 맞물려 집값이 비정상적인 급등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집값을 의도적으로 올리기 위한 집주인과 중개업자간 가격 담합이다’. ‘호가 부풀리기다’는 등의 각종 의혹들도 쏟아지고 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 아닌 것이 실제 올해 초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부녀회에서 매매가격을 담합하고,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이러한 가격 담합에 협조하라고 강요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정부가 집값 담합 강요 시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인위적인 가격 개입에 대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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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KB국민은행이 KB국민은행에서 실행된 아파트 담보대출(구입자금대출) 중 실제 거래된 아파트 매매가격과 차주의 가계소득 자료를 비교한 서울의 PIR 지수는 작년 4분기 9.4배에서 올해 1분기 8.9배로 낮아졌다. 서동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서울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PIR가 작년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연소득이 높은 차주의 집값 구매가 많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고액 자산가들의 주택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집값이 상승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