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에…얼어붙은 韓 기업 경제심리

中 사드 보복 탓 이번달 자동차·숙박업 BSI ''뚝''
  • 등록 2017-07-28 오전 6:00:00

    수정 2017-07-28 오전 6:00:00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 사옥 앞에 빨간 신호등에 켜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국내 기업들의 경제심리가 얼어붙었다.

2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자동차업의 이번달 업황 BSI는 65로 지난해 9월(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작성된다. 기준치인 100을 넘어설 경우 긍정적인 응답을 한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한은은 이번달 BSI를 위해 지난 13~20일 전국 33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번달 자동차업의 부진은 다른 주요 업종들과 비교해보면 더 확연하다. △전자·영상·통신장비(96→99) △화학물질·제품(86→93) △전기장비(76→81) 등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자동차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들어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의 여파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사드 보복 후폭풍과 무관하지 않다. 예컨대 현대차의 올해 4∼6월 중국 판매량은 10만5158대로 전년 동기(29만3758대) 대비 64%가량 급감했다. 중국에서 한국차 불매운동이 벌어진 탓이다.

더 큰 문제는 사드 보복은 통제가 불가능한 변수라는 점이다. 언제쯤 반등할지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악재가 이어진다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 판매 목표(195만대)의 절반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자동차 뿐만 아니다. 비(非)제조업 중 숙박업의 이번달 업황 BSI는 52로 전월(58) 대비 6포인트 내렸다. 올해 1월 50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숙박업이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달 제조업 전체의 업황 BSI는 78로 전월과 같았다. 지난 4월(83)부터 두 달간 80을 넘었지만, 6월부터는 다시 주춤하고 있다.

산업계 내에서 업종간 실적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를테면 자동차는 ‘쇼크’ 수준의 실적 추락이 현실화하고 있는 반면 반도체는 ‘서프라이즈’ 수준의 초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달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6.9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매달 내놓는 각 업종별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자동차업의 올해 추이다. 중국발(發) 사드 보복 여파에 자동차업의 심리는 급락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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