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자극 대사 속 적절한 유머로 완급조절"

연극 '연애시대'
이혼 후 사랑 깨닫는 부부의 연애이야기
일본 동명소설 느낌 살리는 이름·지명 사용
황인영·심은진·김재범·이신성 등 출연
12월29일까지 동숭동 자유극장
  • 등록 2013-10-09 오전 8:00:00

    수정 2013-10-09 오전 8:00:00

연극 ‘연애시대’의 한 장면(사진=권욱 기자 ukkwon@).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드라마가 워낙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라 연극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소설이나 드라마의 서정적인 정서를 연극 무대에서 다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독백과 방백 등 연극적 요소를 십분 활용해서 재미와 감동을 주려고 노력했다.”

2년 만에 앙코르공연을 올리는 연극 ‘연애시대’의 연출자 김태형은 8일 서울 동숭동 자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관객들이 주인공의 핵심 정서를 따라갈 수 있도록 감정의 완급 조절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에는 주연배우들이 모두 바뀌었고, 무대 공간과 세트도 초연과 다르게 꾸미는 등 소폭의 변화를 꾀했다. 김 연출은 “지난번 공연 때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며 “한번 공연했던 작품이라 노하우가 쌓여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애시대’는 이혼 후 서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한 부부의 연애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일본작가 노자와 히사시(1960~2004)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2006년 배우 손예진과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돼 많은 마니아를 양산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연극은 드라마보다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인공의 이름도 하루와 리이치로 등 일본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두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 장면에서도 “다음 역은 후쿠시마 역” 등과 같이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한다. 김 연출은 “가급적 원작을 변경하지 말아 달라는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원작의 여운은 남기면서도 적절한 유머를 섞었다. 가령 하루의 친구인 가스미가 자신의 아이를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거기 (객석에) 머리 긴 여자분. 당신이 지금부터 내 아이야. 엄마가 섹시해, 클라라가 섹시해?”라고 되묻는 등 연극 특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장면으로 각색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대사들은 그대로 살려냈다. “서로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사실 우린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널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었어” 등등.

하루 역에 배우 황인영과 심은진·손지윤이 트리플 캐스팅됐고, 리이치로 역은 김재범과 이신성, 조영규가 번갈아 맡는다. 이밖에 배우 이원·채동현·소정화·이수진 등이 출연한다. 12월 29일까지.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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