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2주래 최고..중동·그리스·지표 `겹호재`

3대지수 1%미만씩 올라..추수감사 휴일前 관망
HP 주도로 기술주 반등..디어 4% 가까이 하락
  • 등록 2012-11-22 오전 6:08:13

    수정 2012-11-22 오전 6:12:3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다시 상승세를 탔다. 가자지구 사태가 휴전 합의로 일단락됐고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미국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인 덕이었다. 다만 추수감사절 휴일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 상승폭은 제한됐다.

2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8.38포인트, 0.38% 오른 1만2836.8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9.87포인트, 0.34% 상승한 2926.55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3.22포인트, 0.23% 뛴 1391.03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수는 2주일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날밤 마라톤 회의에서도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지원을 확정짓지 못한 것이 시장에 부담을 줬지만,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증액해 국채를 되사주는 방안을 지지하면서 오는 26일 합의 기대가 커졌다.

반면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동에서의 휴전협정 지연도 시장심리를 냉각시켰지만, 오후 들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집트, 미국의 중재로 전격 휴전협정에 합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만1000건 줄었고 마킷사가 산정한 이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경기선행지수도 선방한 것이 호재가 됐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기술주가 반등한 반면 금융주는 부진했다. 전날 4분기 실적 부진에 지난해 인수했던 오토노미의 분식회계까지 겹쳐 실망감을 줬던 휴렛-패커드(HP)는 하루만에 1.96% 반등하며 기술주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인텔은 1% 가까이 하락했다.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은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2013회계연도 매출 전망치 상향 조정 덕에 9% 가까이 치솟았다.

반면 세계 최대 농기계업체인 존 디어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4% 가까이 하락했고, 어린이용 출판업체인 스콜라스틱도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인해 18% 이상 급락했다. 세인트주드 메디컬 역시 식품안전청(FDA)로부터 제품 부적합 판정을 받은 탓에 12% 이상 추락했다.

◇ 이스라엘-하마스, 휴전합의..8일만에 교전 일단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이집트와 미국의 중재로 휴전협상에 합의했다. 이로써 4년만에 재개된 가자지구의 교전사태는 8일만에 일단락됐다.

이날 모하메드 카멜 아무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카이로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양측이 휴전에 합의했고, 이번 휴전 협정은 오늘 저녁 9시(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된다”고 발표했다. 휴전 합의서에서 양측은 각각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한다고 약속했고, 특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들이 로켓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또 양측은 합의가 발효된 24시간 이후에 사람들과 물자 이동 등에 대한 세부 이행절차를 논의키로 했다.

다만 아무르 장관이 “합의 이행을 감시하고, 합의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한 모든 약속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지만, 하마스가 요구했던 가자지구 봉쇄 해제 논의가 24시간 이후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불씨로 남게 됐다.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의견 교환 이후 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에 기회를 주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권고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협상 타결에 미국의 중재가 컸음을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환영의 뜻을 보였다. 브리핑에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휴전 협정 중재안을 받아들인 네타냐후 총리의 결단을 치하하고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재확인했다”고 논평했다.

◇ 獨 “EFSF 증액후 국채환매”..그리스 지원재개 기대

그리스 구제금융 최대 분담국인 독일이 그리스의 채무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국채를 조기에 되사들이는 바이백(Buyback)을 제안하며 유로존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6일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재개에 대한 최종 승인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지원 재개승인이 불발로 끝난 뒤 독일로 돌아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브뤼셀에서 열렸던 회의에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긴축이행 시한을 2년 연장하면서 생긴 140억유로에 자금 부족분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며 “일부 장관들은 현재 ‘유리보+150bp(1.50%포인트)’인 그리스의 이자를 거의 제로 수준까지 경감해주자고 주장했으며 우리는 이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그는 “우리는 최대 100억유로(128억달러)에 이르는 민간 보유 국채를 조기에 되사들이는 방식으로 그리스 정부의 채무부담을 줄여주기를 원한다”며 “전날 회의에서도 대체로 이에 대해 합의했지만, 이를 통해 140억유로 전체를 커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그리스 국채를 되사들이는 방안과 이자부담을 경감해주는 방안을 병행할 수도 있다”고 말해 국채 환매에 따른 부족분을 커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또 “이 과정에서 그리스 국채를 민간으로부터 사들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실탄을 확충하기 위해 단기간에 100억유로 정도의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메르켈 총리가 제안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오는 26일 열리는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 지원에 대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 美 실업수당-제조업PMI-선행지수 동반 호조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4만1000건 급감한 41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1만건과 같은 수준이었다. 반면 2주일전 수치는 종전 43만9000건에서 45만1000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처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급감한 것은 전주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실업수당을 청구하지 못한 실직자들이 한꺼번에 몰린 뒤 조정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부도 “여전히 청구건수는 ‘샌디’ 영향으로 왜곡된 모습이며 아직도 수당 청구서류가 쌓여있다”고 말해 이같은 양상이 좀더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9만6250건으로, 전주의 38만6750건보다 높아져 지난해 11월 이후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마킷사는 11월중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예비치가 5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51.0은 물론이고 앞선 10월 확정치인 51.0을 넘어서는 수치였다. 또 제조업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를 여전히 웃돌았다. 특히 제조업 PMI와 제조업 출하 및 신규주문 지수 모두 지난 6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컨퍼런스보드는 지난 10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2% 상승한 96.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9월의 0.5% 상승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진 것이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0.2% 상승 전망치에는 부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 겨울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게나마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백악관-의회 참모진, 재정절벽 논의..접점 못찾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를 순방하고 있고 의회는 추수감사절 휴일로 회기를 중단한 상태에서 백악관과 의회 핵심 참모진을 중심으로 재정절벽 해결을 위해 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아주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을 대표해 롭 네이버스 오바마 대통령 대(對)의회 수석 로비스트를 비롯해 공화당 소속 에릭 캔터 연방 하원 원내대표와 데이브 캠프 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의 보좌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진 회의가 열렸다. 이는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 공화당 지도부가 첫 회동에서 ‘건설적인’ 의견 접근을 보인 가운데 이뤄진 회의로, 양측은 재정적자 감축 제안을 검토하고 단기적으로 내년 재정지출과 세금 인상을 위한 세부항목들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공화당측 보좌진들은 일단 연말까지 합의 가능한 재정적자 감축 항목들을 결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단기적인 합의 항목에 사회보장 혜택 조정과 예산통제법에서 설정한 재정지출 상한을 낮추는 방안, 부시 정부 시절의 조세감면중 연말 만료되는 항목들에 대한 검토 등을 포함하자고 제안했다. 대신 장기적인 적자감축 항목들은 단기 목표 합의 이후로 늦추자고 주장했다. 또 공화당은 국방비와 비국방 프로그램에 대한 자동적인 지출 삭감을 늦추자고도 제안했다. 이는 현재 백악관 실무진에서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여전히 양측간 입장 차이도 확인됐다. 공화당측은 ‘부시 정부 시절 세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복지관련 프로그램의 인플레이션 연동을 변경하고 부동산세율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전제 하에서 다른 조세체계를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백악관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스페인 중앙은행 “내년까지 적자감축목표 못미칠듯”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스페인이 올해와 내년 이행해야할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루이스 마리아 린데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는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적자감축 능력에 의구심을 표시하며 이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스페인 정부는 작년말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 9.0%였던 재정적자 비율을 올해 6.3%로 낮추고, 내년에는 이를 4.5%까지 더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린데 총재는 “경제지표를 보면 적자감축 목표에 못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연말 세수가 얼마나 걷히느냐에 따라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근 경제활동 둔화로 세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목표 달성은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라호이 총리의 두 차례 긴축안을 검토한 뒤 “추가적인 긴축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며 긴축목표 달성을 낙관한 이후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린데 총재는 “스페인 정부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공공부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데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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