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적 감정 대립으로 위기맞는 ‘공영’ MBC

  • 등록 2012-08-06 오전 7:36:00

    수정 2012-08-06 오전 7:54:24

MBC가 6개월 가량의 파업 후에도 경영 정상화에서 멀어지고 있다.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에서 한심한 사고를 거듭하는데다 노사 대립이 계속되는 탓이다.

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는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1kg급에서 금메달을 딴 송대남 선수의 소식을 전하며, ‘문대남, 정훈 감독에 큰절‘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송대남‘을 ’문대남‘으로 잘못 적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방송 사고 연발에 노사 서로 ‘네탓’만

MBC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영국대표단이 입장때 사회자 배수정이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폴 메카트니의 공연을 중단하고 광고를 내보내 논란을 빚었다. 지난 달 27일 ‘뉴스데스크’에서는 서울의 한 사무실 모습을 영상으로 내보냈는데, 이 사무실이 MBC 여의도 사옥의 6층 뉴미디어뉴스국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조작논란’도 불거졌다. 또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 처리돼 풀에서 빠져나오는 박태환 선수에게 “실격 처리된 걸로 아는데 어떻게 된 건가?”라는 질문을 던져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시청률 또한 파업기간과 별 차이 없이 지상파 3사 중 가장 낮았다. 한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업무 복귀한 7월18일부터 24일까지 MBC의 일평균 시청률은 3.3%로 KBS2 4.4%, SBS 4.5%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6개월전 파업 직전까지 시청률 1위였으나 꼴찌로 전락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고와 낮은 시청률 원인에 대해 노조는 현지 해설위원, 캐스터 등을 비롯해 111명 규모로 현지 방송단을 꾸렸지만 파업에 참여했던 스포츠 전문인력들은 모두 빠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노조가 ‘김재철의 MBC’와 ‘노조의 MBC’로 편을 가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직 내부 갈등 봉합으로 위기극복을

MBC 노사 모두 파업 여파가 원인이라는 데 일치한다. 다만 그 책임에 대해선 아전인수격 공방만 일삼고 있다. 말로만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을 외칠뿐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다. 파업으로 인력이 이탈하고 졸속 프로그램이 방송된다면 시청자들이 외면할 수 밖에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MBC는 몰락의 길로 들어설 지 모른다.

MBC 노사는 자신의 이익과 입장만 주장할 수는 없다. 방송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에 먼저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노사는 진흙탕 싸움을 중단하고 파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긴 조직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파업 참여자와 비참여자 간 감정의 골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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