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美증시 `사상 6번째` 큰폭 추락(종합)

S&P500지수 34개월래 최대 낙폭
美등급강등+지표부진..금융주 폭락
  • 등록 2011-08-09 오전 5:39:05

    수정 2011-08-09 오전 5:39:0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도 아시아시장의 `블랙 먼데이(Black Monday)`가 재연됐다.

뉴욕 3대지수 모두 5~6%씩 폭락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무려 2년 10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지수는 작년 9월 이후 거의 1년만에 최저였다.

이날 다우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대비 634.76포인트(5.55%) 급락한 1만809.85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79.92포인트(6.66%) 낮은 1119.46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74.72포인트(6.9%) 추락한 2357.69로 마쳤다.

지난 금요일 밤 S&P사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충격과 그에 따른 아시아 증시 급락 등이 개장초부터 시장을 짓눌렀다.

미국 노동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고용추세지수가 하락 반전했다. 지난달 고용보고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용경기는 맑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개장초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7월 고용추세지수가 전월대비 0.3% 하락해 100.6을 기록하면서 7월 고용보고서 개선의 긍정적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곧바로 S&P사가 국가신용등급 강등 후속조치로 미국의 정부 중앙정부가 설립한 공기업인 양대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메와 페니메의 무보증 채권 신용등급을 각각 종전 `AAA`에서 `AA+`로 낮췄고 12곳의 연방주택대출은행(FHLB)들 가운데 10곳 등도 강등시키면서 시장 우려를 키웠다.

이후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사 `AAA`등급을 유지하면서도 미국 재정적자 감축조치가 믿을 만하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등급을 조기에 강등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도 부담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신용평가사들이 뭐라고 하든지 미국은 여전히 `AAA`등급 국가이고 시장도 이를 믿는다"고 말했지만, 시장 하락관성에 제동을 걸진 못했다.

피프스써드애셋매니지먼트의 케이스 월츠 최고투자책임자는 "지금 주식시장에는 값싼 종목들이 널려있고 매도세에 동참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문제는 심리가 너무 위축돼 있고 불확실성이 도처에 산재해 있어 좀처럼 리스크있는 자산에는 눈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인 VIX지수는 장중 40선을 훌쩍 넘어서며 지난 2009년 3월 이후 2년 반만에 최고수준까지 올라서 있다.

업종별로는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S&P의 정부 금융기관 등급 강등과 AIG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간 1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소송 등 악재로 금융주가 폭락했다.

BoA가 무려 20.32%나 곤두박질 친 가운데 AIG도 10% 이상 하락했다. 웰스파고는 9%대, 씨티그룹은 16%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S&P사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가 5.87% 하락했고 점포 매출이 5.1%나 늘어났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는 3.49% 밀렸다. 골드만삭스가 사야할 음료업체에 선정한 코카콜라 역시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2.47% 하락했다.

4만5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버라이즌도 5.51% 하락했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그나마 앵글로골드가 0.48% 상승하며 체면을 세웠고 뉴먼트골드는 0.51% 하락으로 나름 선방했다. 버크셔의 인수 타깃이 되고 있는 트랜스애틀랜틱 홀딩스는 6.795나 급등했다.

◇ 오바마 "미국은 여전히 `AAA`국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여전히 `AAA`등급을 가진 국가"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미국 국채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여전히 `AAA`수준이라고 믿고 있고 계속 믿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신용평가사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미국은 항상 `AAA` 국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에 대해서는 "이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조치를 긴박함을 가지는 계기로 삼자"며 소득세 감면을 연장하고 실업보험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 무디스 "적자감축 못미더울땐 美등급 조기강등"

또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사는 최고인 `AAA`등급을 유지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국 재정적자 감축계획을 믿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필요할 경우 조기에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무디스사의 스티븐 헤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만약 추가 적자감축 과정이 실제로 믿을 만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최근 부진한) 경제 성적표까지 감안해 생각보다 일찍 미국 국가등급에 관한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당이 1단계로 감축하기로 합의했던 9170억달러는 의회가 매년 승인하는 재량지출 증가를 억제해야 가능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믿을 만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누구도 의심할 수 있고, 또 다음 의회에서 이를 바꿀 수도 있어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헤스 애널리스트는 의회의 재정감축 노력을 지켜보면서 "내년말까지 `AAA`등급을 유지한다면 부시정권의 감세안 종료 이후 미국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예의주시할 것이고 다음 행정부의 추가 재정감축 조치도 지켜볼 것"이라고 지목했다.

◇ S&P, 美정부 금융기관 등급 `연쇄 강등`

지난주 금요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후속조치로 미국 정부기관과 공기업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하기 시작했다.

이날 S&P는 미국의 정부 중앙정부가 설립한 공기업인 양대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메와 페니메의 무보증 채권 신용등급을 각각 종전 `AAA`에서 `AA+`로 낮췄다고 밝혔다.

또 S&P는 정부기관인 12곳의 연방주택대출은행(FHLB)들 가운데 10곳에 대해서도 동일한 등급 강등 조치를 내렸다. 시카고와 시애틀의 FHLB 은행들은 자체 크레딧 프로파일을 개선하면서 이번 강등조치에서 빠졌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공사에 해당하는 126곳의 연방예금보험사들과 긴급유동성보증프로그램 하에 있는 30곳의 금융기관, 4곳의 연방크레딧협회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한편 S&P는 이번에 등급을 내린 모든 정부기관과 공기업에 대한 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 향후 15~18개월내에 상황을 보고 추가 강등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 미국 고용경기 여전히 부진

미국 노동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고용추세지수가 하락 반전했다. 지난달 고용보고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용경기는 맑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7월 고용추세지수가 전월대비 0.3% 하락해 100.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 100.9보다 낮아졌고, 최근 4개월간 세 차례 하락했다.

7월에 실업률이 9.1%로 낮아졌고 비농업 취업자수가 11만7000명 늘었지만 추세적인 회복을 논하기 위해서는 지표가 더 개선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컨퍼런스보드의 개드 레바논 매크로 리서치이사는 "이 지수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비농업 취업자수가 매달 10만명 이상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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