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바겐헌팅 더 못해 아쉽다"

워렌 버핏, 오늘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 공개
버핏 "주택시장 2011년까지 회복될 것..작년 회사채·지방채 매입"
버핏, 월가 강도높게 비난..경영실패 CEO "무거운 대가 치러야"
  • 등록 2010-02-28 오전 5:37:58

    수정 2010-02-28 오전 7:18:18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이 미국 주택시장이 2011년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버핏은 또 지난해 회사채와 지방채를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사들일 수 있었지만, 더 사들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버핏은 아울러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경영진이 별탈없이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며 월가를 강력히 비난했다. 버핏은 특히 경영에 실패한 CEO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실적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버핏은 해마다 이 무렵 `주주서한`을 통해 버크셔의 지난 1년간의 실적을 자세히 설명하고 자신의 경영 및 투자철학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 "미국 주택시장 1년여 안에 회복된다"

버핏은 우선 미국 금융위기의 진앙지였던 주택시장이 내년중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즉, 주택수요가 버블(거품)기에 쌓였던 공급을 따라잡으면서 미국의 주택시장이 2011년중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몇 년전 주택착공이 연율 200만채에 달할 때는 공급 측면에서 좋은 뉴스였지만, 수요 측면에서 볼 경우, 당시 미국인들의 결혼에 따른 주택 수요는 120만채에 불과했다"며 미국 주택시장 붕괴가 필연적이었음을 지적했다. 버핏은 그러나 "고급 주택 시장이나 주택이 매우 과도하게 지어진 지역을 제외할 경우 향후 1년여 안에는 미국의 주택시장의 문제가 대부분 `지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주택가격은 버블기 때 수준을 계속해서 밑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택 구입자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몇 년전 적당한 집을 구하지 못했던 많은 가정들은 자신의 능력 내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달리 보면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직전인 앞으로 1년 정도가 주택구입의 적기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 지난해 회사채·지방채 사들였다..."더 사들여야 했다" 

버핏은 또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기업들의 회사채와 미국 지방정부의 채권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 국채와 비교할 때 회사채와 지방채가 `터무니없이 쌌다`고 평가했다.

실제 금융위기 여파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비해 일반기업들의 회사채와 지방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버핏은 이날 지난해 회사채와 지방채를 더 사들이지 않은 점에 대해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버핏은 "좋은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며, `금(Gold) 비`가 내릴 때는 (손가락에 끼는 작은) 골무 대신 (커다란) 양동이를 집어들어야 했다"며 "나는 더 많이 사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바겐헌팅 기회를 맞이해 좀 더 욕심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 버핏 월가 맹공격..경영실패 CEO "무거운 대가 치러야"

버핏은 이날 월가 금융기관들에 대해 맹렬히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금융위기 동안 실패한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는 회사 부실의 비난을 부하 직원들에게 돌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CEO들에게 리스크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도록 요구해야 하고, CEO 역시 자리를 맡을 능력이 없다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핏은 지난 2년간 금융기관 주주들이 입은 손실이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 4곳에서만 5000억달러를 넘지만, 회사를 망친 CEO와 중역들은 대부분 아무 탈 없이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CEO들의 부주의로 회사는 물론이고 미국(경제)이 해를 입었다면, CEO는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버핏 "우리는 공격보다 방어를 잘했다"

앞서 버크셔 해서웨이는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싼타페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50만명 남짓했던 버크셔의 소액 주주의 숫자는 새롭게 6만5000명 가량이 늘어났다. 버핏은 이들 신규 주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버핏은 자신은 물론이고 오랜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모든 주주들이 버크셔의 운용과 목표, 그리고 규정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주주들 특히 신규 주주들은 연례보고서를 잘 읽어볼 것을 요청했다.

버핏은 주주서한에서 1965년 이래 버크셔의 주가는 매 5년간 S&P 500 지수에 뒤쳐진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S&P 500 지수가 하락할 때 버크셔는 항상 지수보다 나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는 공격보다 방어를 잘했고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버크셔의 2009년 주가 상승률은 역대 최고 성적중 하나였지만 S&P 500 지수 상승률인 26.5%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급락한 2008년에는 지수대비 하락률이 크게 낮았다.

◇ 버크셔 4분기 이익 급증..영업익 40% 급감했지만 투자수익 급증  

한편 버크셔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전년 1억1700만달러에서 30억6000만달러로 큰 폭 증가했다. 매출은 23% 늘어난 302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등 투자수익을 제외하고, 버크셔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20억3000만달러로 오히려 전년에 비해 40%나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증시 상승에 힘입어 투자부문이 전년 대규모 적자에서 큰 폭의 흑자로 전환한 반면 이동주택부터 카펫, 전동공구에 이르기까지 약 80개에 달하는 버크셔의 방대한 사업부문이 리세션 여파로 상당한 타격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2009년 전체적으로는 버크셔의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124억9000만달러와 8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비 4%와 61%씩 증가한 수치이다.
 
또 버크셔의 순자산 가치가 2009년중 218억달러 증가했다. 버핏이 버크셔를 경영해온 지난 45년간 (주당) 이 회사의 순자산가치는 19달러에서 8만4487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그동안 20.3%의 연 복리 이자율이 붙은 셈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