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버냉키 때문에`..다우 0.5%↓

저가인식 vs 추가 하락 경계감 맞서
버냉키 발언에 은행주 반등 꺾여
  • 등록 2009-03-04 오전 6:28:18

    수정 2009-03-04 오전 6:32:07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3일(현지시간) `저가 인식`과 추가 하락 경계감이 맞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세로 마감했다. 특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은행주의 반등세가 꺾이며 뉴욕증시는 장막판 약세로 돌아섰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37.27포인트(0.55%) 하락한 6726.0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4포인트(0.14%) 떨어진 1321.01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4.49.포인트(0.64%) 하락한 696.33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개장초 주요 지수들이 1%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증시가 12년래 최저치로 밀리자, 주가가 싸졌다는 `저가인식`이 작용하며 저점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지지선 붕괴에 따른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으로 반등시마다 매물이 꾸준히 출회됐다. 금융시스템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의회증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 벤 버냉키 연준 의장 발언 `금융시스템 불안감 자극`

이날 은행주들은 개장초만 하더라도 큰 폭의 반등을 시도했다.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된데다, 은행 부실자산 처리를 위한 민관투자펀드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또 미국 정부가 1조달러 규모의 소비자·소기업 대출 프로그램(TALF)을 통한 자금지원을 25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힌 점도 금융주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고, 금융주의 반등세도 한풀 꺾였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선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금융권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의 필요성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한마디로 금융시스템 안정이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버냉키 발언 영향으로 개장초 10% 안팎 급등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은 상승폭이 강보합권으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 잠정주택판매 전월비 7% 감소..홈디포 약세

1월 미국의 잠정주택판매가 전월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영향으로 다우 지수 구성종목이자 건축자재 소매체인인 홈디포가 장중 5%가 넘게 하락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이날 1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전월대비 7.7%가 감소했다고 밝혔다.전년동기에 비해선 6.4% 하락한 수치이다.

잠정주택판매는 아직 대금을 치르지 않은 매매계약 단계를 의미하며, 기존 주택판매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이날 지표는 집값 하락 지속으로 잠재 매수자들이 주택구입을 여전히 꺼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상품주 강세..자동차주 판매부진에 울상 

구리값이 최근 3주래 최고폭으로 상승한 영향으로 상품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중국정부 관계자가 "4조위안(5850억달러)의 경기부양 프로그램이 금년중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힌 점이 구리값에 영향을 미쳤다.

광산주인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McMoRan)은 7% 넘게 상승하는 등 상품관련주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2월 미국의 자동차판매는 예상대로 매우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너럴 모터스(GM)의 2월 판매는 전년비 53%나 급감했고, 포드도 48.2%나 줄었다. 일본 메이커인 도요타와 혼다도 39.8%와 38%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포드가 4% 가까이 하락했고, GM도 약세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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