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 밖으로 감소한데다 신규주택판매도 13년래 최저치로 추락, 경기후퇴 우려를 자극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금융주들에 대한 부정적인 실적 전망과 클리어 채널 커뮤니케이션의 민영화 실패 위기 등도 신용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며 투자 심리 냉각에 일조했다.
하락 출발한 다우 지수는 반등 한번 시도해보지 못한 채 내내 100포인트 가량 떨어진 지점을 맴돌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422.86으로 전일대비 109.74포인트(0.88%)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24.36으로 16.69포인트(0.71%)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86포인트(0.88%) 내린 1341.13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월가 전망치를 하회한데다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급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68달러(4.6%) 오른 105.9달러로 마감했다.
◇금융주 실적전망 하향→씨티 등 `하락`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이날 모기지 부실에 따른 자산 상각을 반영해 미국 은행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을 평균 84% 가량 낮췄다.
휘트니는 "지난 11월 이래로 금융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30번 넘게 낮췄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실적 전망과 목표 주가의 하향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C)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BAC)가 각각 5.8%, 2.8% 하락했다. JP모간 체이스(JPM)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도 각각 4.2%, 4.5% 밀렸다.
휘트니는 씨티그룹의 올해 주당 순손익 전망치를 종전 75센트 순이익에서 15센트 순손실로 하향 조정했다. 1분기 순손실도 전망치도 종전 28센트에서 1.15달러 대폭 상향 조정했다. 자산상각 추정치는 131억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BOA의 올해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4.05달러에서 3.3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도이치뱅크(DB)도 경영 환경 악화로 실적이 당초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1.1% 내렸다.
◇클리어 채널 `급락`-오라클·포드 `하락`-모토로라 `상승`
미국 최대 라디오 방송국 운영사인 클리어 채널 커뮤니케이션(CCU)은 190억달러 규모 민영화 사업이 실패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7.3%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클리어 채널의 딜을 주도했던 토마스 H. 리, 베인 캐피탈 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와 자본 조달을 담당하기로 했던 씨티그룹, 모간스탠리, 도이치뱅크, 크레디트 스위스, RBS, 와코비아 등 은행들이 신용 시장 악화로 인해 대출 등과 관련한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극복하지 못해 딜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장 마감후 실적을 내놓은 세계 2위 데이타베이스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ORCL)은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소폭 밑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7.7% 하락세다. 정규장에서도 0.7% 내렸다.
오라클은 회계년도 3분기 순이익이 13억달러(주당 26센트)로 전년동기의 10억달러(주당 20센트) 보다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30센트로 월가 전망치와 일치했다.
미국 2위 자동차업체인 포드(F)는 2.2% 하락했다.
포드는 이날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도 최대 자동차업체인 타타에 23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매각 가격은 포드가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할 때 지불한 51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헐값이다.
반면 모토로라(MOT)는 2.7% 상승했다.
레이저 이후 히트상품 없이 고전을 거듭해왔던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는 결국 `회사 분할`의 길을 선택했다.
이날 모토로라는 이사회가 분할 계획을 승인했으며 내년까지 분할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할되는 2개사는 각각 휴대폰과 통신장비에 주력하기로 했다.
모토로라는 최근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으로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휴대폰 사업을 분리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2월 내구재주문 1.7%↓..`예상 밖 감소`
미국의 내구재 주문은 예상 밖으로 줄어들면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는 2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대비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 밖 감소세.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는 0.5% 증가였다.
전문가들은 내수가 수출 증가세보다 빠르게 위축되면서 경기가 후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베어스턴스의 존 라이딩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경기후퇴 조짐을 보여주는 또 다른 보고서였다"라고 분석했다.
부문별로 기계류 주문이 13.3%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기계류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3% 증가했다.
변동성이 심한 운송장비 주문은 0.6% 늘었다. 민간 항공기 주문이 5.4%, 군용 항공기 주문이 4.3%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주문은 2.7% 줄었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2.6% 줄어 1년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자제품 주문은 2.3% 증가했다. 반면 선적은 10.3%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2월 신규주택판매 `13년 최저`
미국의 2월 신규주택판매는 13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2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대비 1.8% 줄어든 연율 59만채(계절 조정)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3년래 최저치.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연율 57만5000채는 웃돈 수준이다.
지난 12월과 1월 신규주택판매는 소폭 상향 수정됐다. 1월 신규주택판매는 종전 58만8000채에서 60만1000채로 수정됐다.
주택재고가 2.1% 줄어든 47만1000채로 2005년 7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판매가 더 부진했던 탓에 판매 대비 재고 비율은 9.8개월로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주택 판매가격(중간값)은 24만4100달러로 전월대비 2.7%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북동부 신규주택 판매가 40% 급감했다. 중서부도 6.4% 줄었다. 반면 남부와 서부는 각각 5.7%, 0.7% 늘었다.
크레디트 유니온 내셔널 어소시에이션의 마이크 솅카 이코노미스트는 "공급과 수요 모두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매수에 나서지 않고, 판매자들은 집값 하락에 따른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시장 심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