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49) 동부증권 법인본부장(상무)은 증권가에서는 알아주는 정통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1981년 삼보증권(현 대우증권) 조사부에서부터 리서치 업무를 시작, 1990년대 말에는 ‘리서치 본가’라는 말을 듣는 대우증권의 대표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3월 현직을 떠나 스스로 투자에 나섰었다.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그만두고, 동부증권 영업맨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5개월간 야인(野人)으로 지내며, 자신의 재산을 주식·펀드·옵션 세 분야에 나눠 직접 돈을 굴려봤다.
결과는 ‘성공’이라고 부르기는 다소 어색한 것이었다. 특히 옵션 분야에서는 손실을 봤다고 그는 얘기한다. 그는 “과도한 단타성 매매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었다”며 자신의 체험담을 직접 소개한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판단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제력’이 중요했다. 오랫동안 증권업계에서 종사했던 나에게도 매매과정에서의 자제력 유지는 어려웠다.
나는 3월 중순부터 증권회사를 떠나 있었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동안 주식을 매일 연구하기는 했지만 애널리스트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본인이 직접 투자를 할 수는 없었다. 회사란 틀에서 자유로워진 후 스스로 투자에 나섰다.
◆가지고 묻어둔 주식에서는 이득 봤다
5개월 후 현 직장에 복귀하기까지 주식관련 자산을 인덱스펀드, 주식현물, 옵션의 세 부문으로 나눠 투자했고, 인덱스펀드와 주식현물 부문은 좋은 성과를 거뒀다.
증권사 재직 중에서도 인덱스펀드는 투자할 수 있었다. 2년 전 펀드 가입 이후 지금까지 주가지수는 53.8% 상승했는데, 내가 든 펀드는 수익률이 74%에 달했다. 이 펀드는 아직도 보유 중이다.
주식 현물은 딱 한 종목만 투자했다.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중저가 대형주로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할 만한 것이었다. 4개월 15일간 보유하다 동부증권 입사가 결정된 직후 팔았다. 29.1% 차익을 봤는데, 이 기간 중 종합주가지수가 10.5% 상승했으므로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옵션의 실패
사실 기대를 크게 걸었던 것은 옵션투기거래 쪽이었다. 적은 자금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큰돈을 만들 것이란 희망 때문이었다.
“이러다가 조만간 떼부자가 되어 크루즈 여행이나 하며 지내는 것 아니야?” 머릿속은 온갖 꿈으로 가득 찼다. 더구나 시장흐름이 생각과 비슷하게 흘러가며 자신감은 확신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욕심이 생겼다. 점점 단기에도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생선가시에 붙어있는 매우 작은 살점까지 발라서 먹는 식으로, 더 빨리 승부를 보고자 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매매가 잦아졌다. 어떤 때는 사고 10분 만에 팔았다.
◆성격이 조급해진다
그 다음에는 이런 불안감으로 행동이 거칠어지고 조급해졌다. 매매를 하지 않으면 허전해졌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것 같았다. 어찌 보면 투자가 게임으로 변질 된 것인데,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이런 매매를 할 때마다 비판하고, 냉소적이었던 나 자신도 그렇게 변했던 것이다. 결국 이 때문에 옵션의 큰 흐름을 놓쳤고, 결국 거의 투자자금이 반토막나고 말았다.
[투자 실패 5가지 교훈]
①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하라
이득을 본 것은 언제나 시장의 큰 흐름이 오르는 것인지 내리는 것인지를 생각해 투자했을 때였다.
②해당종목의 가치를 파악하라
한 종목을 가지고 오래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 종목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믿을 만한지가 중요했다.
③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 것
작은 이익에 연연할 경우 오히려 큰 시장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
④단기 매매는 금물이다.
단기 매매의 중독성은 심각했다. 이런 중독성은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⑤간접상품 활용으로 위험통제
스스로 자제하는 것이 힘들다면, 누군가가 자제시켜 줘야 한다. 전문가의 얘기를 듣든지 아니면 간접상품을 활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