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비용, 시장이 마트보다 6만원 더 싸다

전년比 시장은 1.1% 오르고 마트는 2.1% 내려
"할인지원 방식 차이 영향…시장은 상품권 환급 등"
사과·배 등 과일류은 마트가 싸고 소고기는 시장이
정부, 시장서 30% 신용카드 청구할인 첫 지원도
  • 등록 2024-01-25 오전 5:00:00

    수정 2024-01-25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해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장을 보는 것이 대형마트보다 6만 4255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인당 최대 3만원의 온누리상품권 환급 할인까지 더하면 가격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할인지원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내일부터 9일간 농협카드와 연계해 농축산물 구매금액에 대한 30% 신용카드 청구할인도 처음으로 지원한다.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28개 주요 설 성수품 품목 차림 비용은 평균 31만963원으로 지난해(31만3004원) 같은 기간보다 2041원(0.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이 27만 8835원으로 지난해보다 1.1% 상승했고, 대형유통업체(34만 3090원)는 작년보다 2.1% 하락했다. 총 비용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6만 4255원(18.7%) 저렴했다.

전통시장의 차례상 비용은 오른 반면, 대형유통업체는 하락한 이유는 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 가격이 전통시장에서는 반영되지 않은 영향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19일부터 내달 8일까지 역대 최대규모인 840억원을 투입해 설 성수품의 가격을 30% 할인 지원하고 있다. 이때 1인당 할인 한도는 3만원으로, 마트의 경우 품목별로 할인 지원을 하는데 전통시장은 사전에 제로페이를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구매 비용의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방식이어서 차림비용에는 반영이 되지 않는다.

aT 관계자는 “설 대비 정부 할인지원 비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는 등 대형유통업체와 연계한 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확대 효과로 대형유통업체 가격이 지난해 대비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통시장은 할인지원이 가격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환급할인 등을 감안하면 실제 지출은 더 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기상재해 영향으로 생산이 크게 감소한 사과·배 등 과일류는 대형유통업체에서 가격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 5개 가격은 전통시장이 1만 6732원으로 작년보다 42.2% 올랐고, 대형유통업체에서는 1만 2109원으로 14.4% 올랐다. 배 5개 가격은 전통시장이 1만 7941원이었고 대형마트가 1만5051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쇠고기 가격은 전통시장이 더욱 저렴했다. 떡국용 소고기 양지 200g 가격은 전통시장에서는 7만 8043원이었고, 대형마트에서는 9만 2794원이었다.

또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정부 할인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신용카드 청구 할인도 지원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망원시장을 찾아 “내달 2일까지 농협카드와 연계해 농축산물 구매금액에 대한 30% 신용카드 청구할인을 지원하겠다”며 “기존 농축산물 30% 할인 모바일상품권(제로페이)은 인당 구매한도를 2만원에서 3만원으로 한시적으로 상향해 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차관은 “올해 온누리상품권 개인 월 구매한도를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시 상향하고, 상반기 전통시장 카드사용액 소득공제율을 80%로 2배 한시 상향 등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속 지원하겠다”며 “29일 부터는 온누리상품권 월 현금 환전 한도를 1000만원으로 400만원 확대해 상인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 전까지 정부 비축분 방출, 할인 지원 등을 통해 성수품 평균 가격을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중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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