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리 인사이드' 꿈꾸는 '모터 박사' 김홍중 대표

경기 화성 위치한 '리니어 모터' 전문회사 코베리
日히타치 13년 연구 경력 김홍중 대표 2010년 창업
니콘·히타치·나가세 등 국내외 유수 업체와 협력해
"대학과 교육기자재 협력 등 후진양성도 힘쓸 터"
  • 등록 2022-09-21 오전 5:30:00

    수정 2022-09-21 오전 8:55:48

[화성(경기)=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궁극적인 목표는 ‘코베리 인사이드’입니다.”

20일 경기도 화성시 코베리 본사에서 만난 김홍중 대표는 “히타치, 니콘 등 초정밀 장비를 만드는 세계적인 기업들에 ‘리니어 모터’를 공급한다. 나아가 전 세계 모든 초정밀 장비업체들이 코베리가 만든 리니어 모터를 사용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홍중 코베리 대표가 리니어 모터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경래 기자)
코베리는 전자석과 영구자석이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을 이용해 직선운동을 수행하는 리니어 모터 사업에 주력한다. 리니어 모터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공작기계 등 초정밀 기술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장비에 필수로 들어간다. 김 대표가 주도해 만든 독자적인 ‘코베리 리니어 모터’ 기술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 대만 등 6개국에 특허가 등록돼 있다.

김 대표는 조선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도시대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히타치 연구소에서 13년 동안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동안 무려 200건 이상 특허를 회사와 공동 출원하는 등 두각을 보였다. 그런 그가 갑작스레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김 대표는 “엔지니어로서 인생 후반은 모국에서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09년 서울시 문래동에 4평짜리 작은 공간에서 개인회사를 만든 뒤 이듬해 경기도 수원시에 법인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업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로지 기술력 하나만 믿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인맥이 전무했다. 김 대표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2015년 전 직장인 히타치를 찾았고, 독자적인 기술임을 인정한 히타치가 리니어 모터를 구매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 코베리 리니어 모터가 들어간 히타치 장비가 한국 대기업에 납품된 것”이라고 말했다.

히타치와 거래한 뒤 입소문이 나면서 니콘, THK, 나가세 인테그렉스 등 다른 일본 업체들과도 협력이 이어졌다. 일본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코베리 리니어 모터는 이어 한국 업체들에도 납품이 이뤄졌다. 김 대표는 “국내외 업체들과 잇달아 거래하면서 2019년 28억원 매출을 올리고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임차공장에서 벗어나 처음 자가공장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승승장구하던 코베리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정체기를 맞았다. 일본 등 수출길이 막히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 대표는 “2020년부터 2년 반 동안 해외에 나갈 수 없었고, 이런 이유로 수출 물량이 줄었다”며 “반대로 내수시장을 개척하고 품질·공정을 개선하는 등 어느 정도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7월 이후 매달 해외 출장을 이어간다. 국내를 비롯한 해외 각국이 코로나19 자가격리 조치를 해제한 덕분이다. 이날 방문한 코베리 공장 한쪽에는 ‘나가세 인테그렉스’라고 적힌 박스들이 쌓여 있었다. 조만간 일본으로 수출될 물량이었다.

김 대표는 “이제 전 세계 각지로 코베리 리니어 모터 공급 물량을 늘리는 일만 남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향후 대학과 교육기자재 협력, 교과서 제작 등 후진양성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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