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서울시가 추진 중인 ‘구의유수지 행복주택’ 건립사업이 무기한 보류됐다. 이번이 세 번째다. 그동안 주민 반대에 부딪혀 오랜 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구의유수지 주택공급사업은 사실상 백지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따르면 최근 구의유수지 행복주택 건립사업에 대한 설계 용역이 일시 중단됐다.
SH공사 관계자는 “지난 2013년 1월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해 총 9차례 계약 기간을 연장해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서울시와 광진구 간 사업추진사항에 대한 협의가 지연됨에 따라 지난 3년간 설계용역 추진이 없는 상태에서 협의 지연을 사유로 용역계약을 세 차례 연장했고 최근 설계사로부터 용역 일시중지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의유수지 주택사업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기숙사를 시작으로 주택 유형만 달라졌을 뿐 꾸준히 유수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 서울 광진구 구의동 구의유수지 위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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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내 유수지 52곳을 문화공간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고 후임이었던 박원순 시장이 이를 이어받아 2012년 ‘유수지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서울시는 구의유수지에 20층, 700실 규모의 대학생 기숙사를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주민 반발이 거셌다. 유수지 상부에 아파트를 지으면 일조권·조망권을 침해받고 교통이 혼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방재 기능·지반 약화 등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후 서울시는 2015년 489가구 규모의 행복주택 공급 계획을 다시 세웠지만 주민 반대에 또다시 가로막혔다. 3년 뒤 서울시는 구의유수지 주택공급 계획을 다시 꺼내 들었다. 2018년 도심 내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의유수지에 300가구 규모의 신혼부부 맞춤형 행복주택을 짓는 계획을 포함했다.
그런데 이번에 설계용역까지 중단된 것이다. 수차례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등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는 점에서 사실상 유수지 개발 사업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SH공사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에 따라 발주자의 별도 지시일까지 설계용역 일시 중단토록 계약변경을 시행했다”며 “앞으로 서울시와 광진구 간 사업추진 협의를 완료하는대로 용역을 재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