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1·2·3당 모두 비대위…"당 존재 이유 없다, 공당화돼야"

전문가 4인, 국회 3당 비대위 체제에 쓴소리
배종찬 "임시방편일뿐…시스템 정당으로 가야"
전수미 "국민적 목소리 반영 역할 잃어…반성하라"
이재묵 "비대위로 쉽게 전환, 유권자 신뢰 잃어"
김형준 "권력 투쟁, 좀비 정당…정당시스템 대폭 개선해야"
  • 등록 2022-08-03 오전 5:50:00

    수정 2022-08-03 오후 2:44:07

[이데일리 배진솔 이수빈 기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 원내 1·2·3당 모두 비대위 체제가 된다. 비대위는 말그대로 ‘비상상황’에 가동되는 임시방편이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당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 상태”라고 진단하며 당 운영을 세세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 정당`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전수미 숭실대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처럼 잠깐 스쳐지나가는 비영구적 조직에서 상시적·항구적 조치가 나올 수 없다”며 “당 지도부가 와해되고, 당 경쟁력이 붕괴되고, 당 구성원이 분열됐을 때 비대위가 나온다. 비대위는 임시방편일 뿐 궁극적 해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비대위 자체가 임시적인 `땜질 처방`이라 그자체로 또 다른 혼란과 불안정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현재 3당 모두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되면 각 당이 대변하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가 묻히게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수미 숭실대 교수는 “문제는 3당 모두 임시조직으로 가버리면 각 당에서 국민적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당의 기능을 잃고, 당의 존재 이유에 대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는 것”이라며 “당의 목표를 잃어버린 상황이 된다. 각 당이 반성해야할 대목”이라고 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우리나라는 당 지도부에 불만이나 문제가 있을 때 조기 전당대회를 하거나 비대위로 쉽게 전환한다”며 “비대위는 원래 체제보다 정당성이 결여된다. 일반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 정당이 비대위 체제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는 이유는 특정인의 정당, 즉 사당화됐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대표적이었다. 이에 절차와 시스템을 바로세워 공당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정당 모습을 ‘허약한 정당체제→투쟁 정당→좀비 정당’으로 이름을 붙였다. 김 교수는 “정당이 허약하니 갈라지려 하고, 그 안에서 당직을 나눠먹고 권력 투쟁적인 모습을 보인다. 정당의 기능은 제대로 못하는데, 국고보조금을 받고 좀비처럼 비대위 체제만 반복한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정당은 정책정당으로 가야한다. 진정 혁신하려면 정당 개혁 차원에서 대한민국 정당 시스템을 대폭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종찬 소장도 “당에서 자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공당이 아니라 특정인에 의해 사당화돼 있어서 그렇다. 맨날 당헌·당규를 (자의적으로) 따지고 있다”며 “시스템 정당일 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니, `친명계`(친이재명계)니 나올 수 없다. 결국 세세하게 당 운영을 전체적으로 시스템화하고 공당화하면 비대위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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