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돈이다"…사활건 '분' 단위 즉시배송 경쟁

<2022 소비트렌드 - (상)근거리 즉시 배송>
퀵커머스 시장 작년 3000억→2025년 5조 전망
당일→1시간→10분 시간경쟁..품목도 다양
  • 등록 2022-01-05 오전 5:30:00

    수정 2022-01-05 오전 5:30:00

‘더 빨리, 더 맛있게, 더 특색있게’. 올해의 소비 트렌드를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다. 코로나19 이후 상품을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한 업체 경쟁이 격해지고 있으며 소비가 폭증한 가정간편식(HMR)은 편리함을 넘어 더 맛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게 화두다. 패션계에서는 취향이 까다로운 고객에게 적절한 제품을 추천해 주는 ‘버티컬 플랫폼’이 대세가 됐다. 이데일리는 3회에 걸쳐 △근거리 즉시 배송 △일상이 된 HMR △패션 버티컬 플랫폼 등을 주제로 올해 소비트렌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서울 시내 한 거리에서 오토바이 라이더(배달원)가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윤정훈 김범준 기자] “(배송)시간이 돈이다.” 유통업계의 배송 전쟁이 새벽배송·당일배송을 넘어 ‘분’ 단위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용고객 확대뿐 아니라 배송비용을 낮추는 효율 극대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건 것이다. 이를 위해 배송업체들은 도심 인근 최첨단 물류센터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등 외형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근거리 즉시 배송) 빅뱅’ 시대가 본격화된 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이 기폭제로 작용한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5조원(추정치)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그치고 있어 자본력이 큰 배송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외형확장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대형마트의 식료품 배송 점유율이 30%까지 치솟았다는 점은 시장 성장 가능성을 방증하고 있다”고 짚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8년 ‘배민마켓’을 처음 선보이고 이듬해 ‘B마트’로 서비스 명칭을 변경했다. B마트는 2019년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후 1년 만인 2020년 약 1450억원의 매출과 1000만건 주문수를 기록했다. 취급 상품도 7000여개까지 늘었다. 배달의민족은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 일부 지역에서 제공하는 B마트 서비스를 전국 주요 도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쿠팡이츠는 음식 배달에 이어 지난해 7월 생필품을 배송하는 ‘쿠팡이츠마트’를 선보였다. 현재 서울 강남·강동·서초·송파구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이츠는 배민보다 1000원 저렴한 2000원의 배달료와 보다 빠른 배송을 강조하며 시장을 넓혀가는 중이다.

배송대행 업체인 바로고는 ‘텐고’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오아시스 마켓과 손잡고 ‘V마트’를 출범하며 속속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프라인 리테일 업계도 시장에 동참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업계 2위 배송업체인 요기요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자체 배달앱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론칭하며 퀵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슈퍼마켓인 익스프레스도 전국 253개 직영점에서 지난해 3월부터 즉시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롯데슈퍼도 수도권 16개 지점에서 물류 플랫폼 고고엑스와 손잡고 ‘퇴근길 1시간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고속 식료품 배송을 하는 독일 고릴라스가 9개월 만에 유니콘에 등극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퀵커머스가 대세”라며 “최근 3~4년간 새벽배송 경쟁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퀵커머스 시장으로 돈이 몰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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