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랏빚 겁 안내는 대선 주자들의 황당한 '퍼주기' 약속

  • 등록 2021-08-04 오전 6:00:00

    수정 2021-08-04 오전 6:00:00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국가와 미래에 대한 고민이 진실로 남달라야 한다. 오로지 국익을 키우고 후대의 번영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가 서 있어야 한다. 그럼 점에서 지도자의 길은 영광보다는 가시밭길에 가깝다.

그럼에도 지금 그 자리에 도전하겠다는 이들에게서 그런 고민과 각오는 찾아보기 힘들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떠맡겠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을 하겠다고 야단이다. ‘퍼주기’다. 누구나 바가지만 쥐여주면 할 수 있는 일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자랑하듯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지사는 “국민이 시원할 권리를 보장하겠다”면서 에어컨용 전기료를 감면해 주자고 했다. 이런 식이라면 ‘추울 땐 따뜻할 권리도 보장하겠다’며 난방비 감면 약속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는 또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들에게는 세계 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 싶다”고도 했다. 대학 안 가는 것과 세계 여행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같은 당 이낙연 전 대표는 “군 제대 남성들에게 사회출발자금으로 3000만원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입장까지 감안하고 이런 말을 했는지 의아하다. 정세균 전 총리는 미래씨앗통장을 만들어 모든 신생아가 사회 초년생이 됐을 때 1억원을 주는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무슨 재원으로 이런 일을 할 것인가. 물어보면 답은 뻔할 것이다. 세금밖에 없으니 말이다. 대선 주자들에게 “당신이 지금까지 낸 세금 총액은 얼마인가” 묻고 싶다. 세금을 좀 내본 사람이라면 세금 쓰는 일을 복더위에 엿가락 늘리듯 쉽게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4년 동안 국가 부채는 300조원 이상 늘어 1000조원에 근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도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취임 초 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하는 것이라고 말할 때부터 우려스러웠지만 정말 무슨 생각으로 나라 경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국가 부채의 증가란 현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행위다.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이런 정권에게 나라를 또 맡겼다가는 어떻게 될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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