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발목에 큰 문제가 없는지 재촉하듯 묻자 의사는 다소 낯선 단어를 꺼냈다. 의사의 진단명은 바로 ‘부주상골증후군’, 부주상골이라는 뼛조각이 주변 뼈 등과 충돌하여 염증 등을 유발하는 병이다.
주상골은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발 아래쪽에 위치한 뼈의 명칭이다. 원래대로라면 부주상골은 자라면서 정상적으로 주상골에 붙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문제로 주상골에 제대로 붙지 못한 채 작은 뼛조각처럼 남아있는 경우 부주상골증후군이 유발된다. 연세건우병원 이호진 원장은 “부주상골 증후군은 보통 10~12세 나이대에 발견되며 10명 중 1명 꼴로 발견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부주상골증후군이 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성장통이나 과한 운동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오해하기 쉽다는 점이다. 부주상골증후군은 대개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발레나 농구, 축구처럼 지속적으로 발목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부주상골이 눌려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마치 운동으로 인한 통증으로 오해하고 방치하다가는 부주상골이 주변 인대와 주변 조직과 충돌하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부주상골은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자녀가 운동 후 발목 등에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복사뼈 아래 부분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 부위가 심하게 부어 있으면 부주상골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원장은 “부주상골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부주상골을 제거하고 후경골건을 이전하여 주상골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수술한다”며 “부주상골증후군을 계속 방치하면 골부종을 일으킬 수 있고 후경골건이 약화되면서 평발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눈에 띄게 보인다면 전문 병원을 찾아 치료나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