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난해 ISD에 82억 지출..국회 "패소 내용 공개하라"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
ISD 관련 예산 올해도 160억
지난해 이란 다야니에 ISD 패소 확정
"한국 첫 패소..내용 공개해야"
  • 등록 2020-08-16 오전 8:00:00

    수정 2020-08-16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해 정부가 투자자-국가간 소송(ISD) 비용으로 82억원이 넘는 혈세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정부에 대우일렉트로닉스 ISD 패소 사유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자료=국회 예산정책처)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9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우일렉 ISD 취소 소송이 기각돼 패소가 확정된 이후에도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에만 ISD 대응 예산으로 163억600만원을 편성해 82억46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편성된 예산도 160억원을 넘어선다.

부처별로는 법무부가 국제투자분쟁 중재수행 및 대응을 위해 30억1700만원을 편성해 7억2300만원을 사용했다. 보건복지부도 같은 사유로 104억9100만원의 예산 가운데 66억4600만원을 썼다. 금융위도 국제 중재 수행 사업 비용으로 27억98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8억6800만원을 지출했다. 국토부 역시 행정소송수행변호사 선임에 900만원을 지출했다.

정부는 막대한 소송 비용을 혈세로 쓰고도 대우일렉 관련 ISD 패소 판정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정처는 보고서에서 “해당 사건은 우리나라 최초의 투자자-국가 소송의 패소 사례”라며 “패소 원인을 분석해 차후 소송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8년 ISD 소송에서 패한 뒤 이를 취소해달라며 영국 법원에 낸 중재 소송에서도 패했다. 사건은 지난 2010년 시작됐다. 당시 자산관리공사는 대우일렉을 매각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란 다야니 측이 대주주로 있는 엔텍합을 선정했고, 다야니는 총 인수 대금 가운데 10%인 578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투자 확약서 상 전체 필요 자금 가운데 1545억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으며 계약금을 몰수했다. 이에 다야니 측은 2015년 9월 935억원을 반환하라는 ISD 소송을 제기했고 한국 정부가 패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약 73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영국 중재법에 따라 다시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말 최종적으로 기각됐다.

보고서는 현재 론스타·엘리엇·메이슨·쉰들러 등의 외국기업이 한국에 대해 투자자-국가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란 다야니 측과의 분쟁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0년 2월 기준 한국을 상대로 제기된 ISD는 총 7건으로 4건이 진행중이다. 법무부는 론스타 사건과 관련해서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 432억5800만원을 썼다.

금융위원회 측은 올해 초 이란 다야니 측과 분쟁 사항에 대해 절차가 종교된 이후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공개하고 있지 않다. 금융위는 다야니와 판정 이행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재 판정문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정처는 지난 2016년에도 ISD 비용 검토를 위해 금융위에 관련 정보를 요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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