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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신임 대표이사 사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첫 변화로 올해 ‘흑자전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수익성 강화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유일 직영지점 운영 중단…수익성↑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달 31일 직영지점인 대치지점을 폐쇄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로에 있었던 대치지점은 쌍용차 유일의 직영지점으로 2012년 개소해 본사가 직접 운영하면서 서울 강남권역 고객 서비스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쌍용차 완성차 판매는 직영(직판팀, 대치지점) 판매와 207개 대리점 판매로 이뤄졌다. 쌍용차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직영과 대리점의 내수 판매 비중은 각각 7.5%(2042대), 대리점 92.5%(2만5308대)를 이뤘다.
쌍용차 대치지점 관계자는 “대치지점은 쌍용차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직영지점이었다”며 “본사에서 연간 6억원에 달하는 비싼 임대료 등 마진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 본사와 계약을 통해 차량 판매 대리점을 운영했던 쌍용차는 2011년 이유일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이듬해 야심 차게 직영지점인 대치지점을 열었다. 대치지점은 유동인구와 차량 통행이 잦은 서울 강남 대치동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상징성이 컸다. 당시 쌍용차 플래그십(최상위) 세단이었던 체어맨 등을 비롯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 모델을 전시하고 시승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마련하면서 세웠던 계획”이라며 “자동차 전시를 비롯해 회사 소개, 고객 편의 공간 등 역할을 하는 플래그십 센터(자동차 복합문화공간)를 중장기적으로 짓는 계획 하에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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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유일했던 직영지점 폐쇄 조치는 예 사장이 지난 3월 29일 새 수장으로 부임한 이후 처음 나타난 변화라 주목된다. 전임 최종식 사장이 쌍용차의 외형을 키웠다면, 예 사장은 수익성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절실한 과제다.
실제 쌍용차는 2015년 티볼리 출시를 시작으로 매년 신차를 내놓으면서 현재 내수시장 3위 자리를 굳히는 등 사업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쌍용차는 2017년 영업손실 65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642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도 영업손실 27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손실은 11.1% 줄었지만, 아홉 분기째 손실행진이다. 2008년 이후 누적 적자는 1조원이 넘는다.
쌍용차는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전년 대비 12% 증가한 16만3000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각오다. 예 사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내수 판매 확대가 이뤄져야한다는 판단에 취임 후 전국 대리점 대표들과 만나 소통하며 “제품 경쟁력 및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판매 확대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동화 개발 담당 등 기술연구소 중심으로 미래차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 기준 매출의 5.6%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현대차(2.1%), 기아차(2.6%)보다 비중이 크다.
앞서 쌍용차는 대표이사 직속 기획실과 인력·관리본부는 통합하고 마케팅본부는 폐지하는 등 경영지원 부문의 군살을 빼면서 조직 정비를 단행했다. 이어 예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 대외협력 등 조직별로 비용절감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예 사장은 쌍용차 창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근무복장 자율화’를 도입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달 1일부터 평택본사와 창원공장, 서울 사무소 쌍용차 임직원은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는 ‘노타이’는 물론 청바지 등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예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쌍용차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 진정 ‘작지만 강한’ 회사로 다시 거듭나야 한다”며 “훨씬 더 효율적으로 생활하며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 사장이 흑자전환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취임한 만큼 수익성 강화 차원의 경영 행보가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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