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연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들은 푸념 섞인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바라보는 공연계의 반응은 ‘부러움과 아쉬움’이다. 국제 무대에서의 성과와 이를 통한 국내외 홍보는 공연계에서도 절실하다. 그러나 ‘수상’을 목표로 하기에는 대중이 알아줄 만한 시상식이 없다는 것이다.
작품의 대중적인 인식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빠져 있다는 점이 아쉽다. 트로피가 공연예술의 성과를 가늠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공연예술계에도 상은 있지만 칸영화제처럼 국제적인 공신력이나 파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끊임없는 예술적 성취를 이뤄낸 예술가들이 국제적인 교류를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팝 시장 석권 등으로 전 세계가 지금 한국의 문화예술을 주목하고 있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한국의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공연과도 연계한 ‘융합 콘텐츠’로서 영향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공연계도 지금이 쌓아온 저력을 국내외로 알리는데 힘을 쏟을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