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내 소규모 창업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진단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문제로 자영업자들이 고통 받는 이유도 과포화 된 시장에서 찾았다. 김 위원장은 자영업 시장 접근에 대한 방향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실상의 시장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전형적인 ‘수박 겉핥기’식 진단이다. 내면은 보지 못하고 밖으로 드러난 결과만을 보고 판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70만 명에 육박한다. 전체 취업자 수 중 자영업자의 비율은 21.3%. 김 위원장이 언급한 수치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실직자들을 포용해 줄 재취업 시장은 얼어붙어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조선업 퇴직자의 20%가량만이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실업자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근무조건이 열악해지는 경우가 다수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지난해 조사한 40세 이상 중장년 재취업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사무직 경력자의 30%가 경비직으로 재취업했다. 본인의 경력을 살린 경우는 절반에 불과했다.
이렇듯 한 번 실직 시장에 내몰리면 다시 재기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를 지닌 곳이 대한민국이다. 그나마 기회가 있는 곳이 자영업 시장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산업 발달로 전문 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뛰어들 수 있는 시장 환경을 갖춘 덕분에 실직자들을 흡수할 수 있었다.
570만 자영업자의 ‘눈물’은 현실이다. 그것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