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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별 유불리를 떠나 현재 국회 상황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여 남은 지방선거에서 개헌 동시투표가 이뤄질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지난 3월 26일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된 이후 지금까지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탓이다.
국회에서 국민개헌안을 마련할 데드라인은 5월 4일까지로 아직 20일가량 남았다. 그러나 현재 방송법 개정,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외유성 출장 논란 등으로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투표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선거 동시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고 유권해석하며 동시 개헌 논의는 이달 중 물건너갈 수도 있다. 현재 국민투표법은 2014년 7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고, 2016년부터는 효력이 상실됐다.
국민투표법 개정 데드라인은 4월 27일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국민투표법에서 문제되는 게 재외국민투표로 최소 50일은 필요하다”며 “헌정특위가 제시한 4월 27일이 지나면 실무적으로 동시투표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가운데 12일 야 3당이 여야간 입장차이를 좁히고, 개헌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각 당(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개특위 간사간 2+2+2+2 협의체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수용했지만 한국당은 부정적이다.
전문가들은 개헌이 이념적, 가치지향적 성격때문에 현재 한국당에 불리하고, 민주당에 유리하기만한 단순한 이슈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개헌 자체가 대중적 관심이 있는 이슈가 아니지만, 토지공개념 등 경제문제, 가치적 부분의 총합체가 개헌이다. 한국당이 보수층을 대변한다면, 중도보수까지도 끌어당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한국당 지지율이 20% 초반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50% 수준인데, 개헌 이슈가 부각될 경우 민주당 주변부 지지층은 이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권 실장은 “다만 다음 주말쯤 되면 남북 정상회담 정국이 올 것이고, 5월 이후 지방선거까지 계속 한반도 평화, 비핵화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상황을 고려할 때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는 이뤄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