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알리안츠생명이 추가손실을 막기위해 중국 안방보험에 300만달러(약 35억원)라는 헐값에 매각하고 떠나면서 다른 외국계 보험사도 한국시장을 철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외국계중 유럽에 본사를 둔 보험사들은 2020년부터 도입될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4 2단계(Solvency Ⅱ)가 적용되면 부채를 장부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그 만큼 자본증자에 나서야 한다. 앞으로 3년내 상당수의 외국계 보험사가 매물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상품 차별화 실패·설계사 조직 약화 등...외국계 생보사 엑시트 고민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에 매각된 알리안츠생명 이외에도 PCA생명 에이스생명보험 등의 외국계 보험사가 매물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의 시장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보험사와의 상품 차별화 실패 △설계사 조직 약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역마진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내리막을 걷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15%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렇게 체질이 악화된 상황에서 솔본시Ⅱ가 시행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형국이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온라인자보 ‘악사다이렉트’ 누적적자 700억원 ‘고전’
하지만 경영권 인수이후 악사다이렉트가 흑자를 기록한 건 4년뿐이다. 2013년부터는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말 기준 누적적자는 700억원으로 불어났다. 악사그룹은 지난해 2월 손해율이 최악이었던 2010년 450억원을 증자한 이후 5년만에 350억원을 추가 증자했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같은 해 12월 15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데 이어 올해 또 다시 200억~250억원 정도를 쏟아 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올해초에는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고자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6억2000만유로의 순익을 거둔 악사그룹의 경우 유독 한국에서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일반상품 판매비중을 높여 반등을 모색할 계획이지만 경쟁 격화 등으로 이익 창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