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자 VS 매수자 동상이몽…'거래절벽' 현실로

집주인 "집값 안떨어져" 호가 올리고
매수자 "더 떨어진다" 관망세로 돌아서
  • 등록 2016-01-14 오전 5:30:00

    수정 2016-01-14 오전 5:30:00

[이데일리 정수영 양희동 기자] “집주인들은 집값을 안 내리고, 매수자들은 곧 떨어질 것이란 생각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어요. 한마디로 매도자와 매수자간 ‘동상이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13일 찾은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에 들어선 굿모닝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길음뉴타운 2단지 전용면적 59㎡짜리 아파트는 현재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3억 8000만~4억 선이다. 지난해 10~11월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3억 5500만~3억 9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집주인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매수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부동산시장에 ‘3대 악재’(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금리 인상·주택 공급 과잉)가 예고되면서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추는 수요가 늘고 있다. 결국 매도자와 매수자간 온도 차가 뚜렷해 관망세가 짙으지면서 거래가 줄고 있는 것이다. 길음동의 경우 올해 들어 매매 계약이 이뤄진 아파트는 한 채도 없다.

이는 서울 전 지역이 비슷한 상황이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12일까지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2165건으로 하루 평균 거래가 180.4건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인 266.2건(월 8253건)에 비해 35%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관련 기사 27면>

현재 추세라면 이달 최종 거래량은 5000건 안팎이 될 전망이다. 서울 월별 아파트 거래량이 5000건 이하를 기록한 것은 2년 4개월 전인 2013년 9월(4653건)이 마지막이었다. 1월 거래량으로는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져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났던 2013년 1월(1199건)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힘겨루기는 올 상반기 ‘거래 절벽’ 현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은 “주택 매수 심리 위축이 계속된다면 거래량 감소와 함께 집값 하락세도 두드러질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금리 인상과 대출 심사 강화에 만성화되기 전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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