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문지혜(32) 브랜덤 대표는 창업초기기업에 집중된 현행 벤처기업 지원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창업 초기기업에 많은 지원제도가 있는 것처럼 초기 단계를 벗어난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지원도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덤은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가 내장된 스마트 인식표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반려동물의 정보관리, 실종신고, 진료일정 관리 등 반려동물 관련 토털 앱 ‘펫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2013년 11월 베타버전을 선보인 이후 지난 4월말 현재 6만명의 회원수를 확보해 반려동물 관련 앱 시장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브랜덤의 첫 출발은 NFC를 기반으로 한 정품인증 솔루션 ‘브랜드 시큐리티’였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귀국 후 문 대표는 2011년 7월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를 기반으로 한 정품인증 및 거래시스템 특허를 출원하고 이듬해 6월에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사업초기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산하의 성수 수제화타운에 정품인증솔루션을 납품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수익창출을 위해 필요했던 명품 브랜드 회사와의 협업은 스타트업이라는 벽에 부딪히면서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문 대표는 “사업 초기에 큰 벽에 가로막히면서 보유한 기술과 자원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고민했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던 직원이 동물등록제가 시행되면 모든 반려견들이 이름표를 달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고 이를 기존에 갖고 있는 NFC 인증 솔루션 기술과 연계하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성장전망도 밝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조8000억원 규모인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2020년 5조81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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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덤은 창업 후 연간 1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문 대표는 “지난 2년은 본격적인 사업을 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펫북과 레일머니 사업을 중심으로 1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현재 3~4개의 벤처캐피털과 투자유치를 논의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크라우드펀딩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를 활용한 자금 유치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6만명의 펫북 회원이 잠재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무엇보다 끈기가 중요하다”며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기 보다 되려면 어떤 것을 해야하지라는 발전적인 걱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이 편리해지고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언젠가 성공이라는 반열에 오르면 후배 벤처인들에게 성공 노하우와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