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선(39·가명)씨는 어깨와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회사에 휴직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대체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주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2년여간 치료를 받았다. 몸이 회복되자 주씨는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구직에 나섰지만 실업급여 수급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실업급여는 회사를 그만둔 다음 날부터 12개월 이내 수급 자격 인정 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것. 부득이한 경우 수급기간 내 수급기간 연기 신고서를 제출하면 최대 4년까지 연장되지만, 주씨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고 결국 실업급여 신청 자격이 소멸됐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재계에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본의 아니게’ 회사를 떠나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비자발적 이직자들이 늘고 있다. 실업급여 신청자도 급증 추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는 97만명이나 됐다. 2012년엔 92만 2000명이었다. 2년 새 6.3%(5만 8000명)가 늘었다.
일반적으로 실업급여는 이전 직장에서 받던 평균 임금의 50%를 최대 8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지만 실업급여를 받는 게 쉽지는 않다. 고용보험이 가입된 사업장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하다가 △경영상 해고 △권고사직 △계약기간 만료 등 회사 사정으로 직장을 그만둔 근로자가 근로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재취업 활동을 할 때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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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회사 이전으로 △통근이 곤란하거나(통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출퇴근 3시간 이상 소요)△다른 지역 사업장 전근 명령 △배우자나 부양가족 동거를 위해 거주지를 이전해야 하는 경우에도 퇴사 시 실업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해고돼 나왔는데 실업급여 못 받았다면?
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흔치 않다. 2013년 고용보험심사관에 제기된 154건 중 실업급여 대상으로 인정받은 것은 20건에 불과하다. 2심인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회부된 15건 중에선 3건만 실업급여 승인을 받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처음부터 실업급여 신청 자격 요건을 잘 갖춰 신청하는 것이 좋다”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인 12개월이 지나면 남은 급여일수가 있어도 더 이상 지급받을 수 없는 만큼 실업시 바로 고용센터를 찾아가 신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기간은 고용보험 가입 기간 및 실직 당시 나이에 따라 최소 90일에서 최대 240일까지다. 통상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길수록, 실직 당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진다.
1일당 구직급여액은 평균 임금(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의 50%를 지급한다. 하루 상한액은 4만원,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다. 올해 최저임금(5580원)을 지급받는 사업장 월급여가 116만 6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무리 적게 받아도 104만 9400원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