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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이 저금리와 경기침체 여파에서 벗어날 새로운 돌파구로 초부유층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불황에도 곳간이 넉넉한 고객은 역시 부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냥 부자가 아닌 금융자산 최소 30억원 이상이거나 총 자산 200억원 이상의 이른바 ‘슈퍼리치’다. 금융사들은 해외 유명 자산운용사와 손을 잡거나 초우량고객(VVIP) 공략을 위한 조직을 신설하는 등 부유층 시장 공략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초부유층 가문관리서비스인 ‘KB패밀리오피스(가칭)’를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자산관리(WM)에 강점을 지닌 은행으로 거듭난다는 목표하에 PB(프라이빗 뱅킹)서비스인 ‘골드앤와이즈(GOLD&WISE)’를 패밀리오피스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 도입을 위한 사전 조사와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며 “시장 성숙도 등을 고려해 도입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기업투자금융(CIB)부문과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를 패밀리오피스에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상속·증여, 가업승계, 투자컨설팅 등 가문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CIB와의 연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보다 3년 앞서 패밀리오피스를 출범한 삼성생명은 현재 약 1000여명의 회원에게 가문관리 전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리하는 전체 자산 만해도 수 조원에 이른다. 공신력 있는 부동산, 세무, 회계, 법무, 노무법인 등 10개 기관과 제휴를 맺고 가문관리 전문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대형 증권사들도 불황타개로 초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영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를 전담하는 ‘SNI(Special Noble Intelligent) 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은 금융자산 2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별 맞춤형 금융 서비스인 프라이빗인베스트먼트뱅킹(PIB)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신한PWM’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과 자산관리 전문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면서 초고액자산가 고객 등을 대상으로 가업승계와 재산상속, 증여 등과 같은 종합자산관리 업무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