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덜 떨리는 목소리! 추위 때문 아닌 “음성질환”

말할 때마다 우는 듯 떨리는 목소리, 긴장 탓 아닌 연축성 발성장애
  • 등록 2014-11-15 오전 6:05:47

    수정 2014-11-15 오전 6:05:4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추위도 시작됐다. 추운 날씨는 우리 몸을 덜덜 떨리게 만드는 주범이다. 그런데 추위와 관계 없이 평소에도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목소리 떨림 증상은 연축성 발성장애와 같은 음성질환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추위로 인해 떨리는 목소리는 몸 전체가 떨리는 과정에서 입 근육이 함께 떨리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소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추위가 해결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반면, 연축성 발성장애는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성대 근육 자체가 긴장하면서 목소리 떨림이 나타난다. 즉 소리를 내는 과정에서부터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대부분 떨리는 목소리를 긴장 탓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도한 목소리 떨림은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성대 근육의 이상이 더 악화될 수 있고, 이는 또 다른 음성질환을 동반할 수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소리 떨림은 면접이나 발표, 업무미팅 등과 같이 과도한 긴장상태에 놓여있을 때 흔히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추위와 같이 낮은 기온의 환경에서도 나타난다. 추위로 인한 목소리 떨림은 낮은 기온에 의해 전신의 골격근이 미세하게 수축하면서 전체적인 몸 떨림과 동반된다. 따라서 추위가 해결되면 목소리 떨림 증상도 자연스레 사라진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 환경과 관계 없이 일상대화를 할 때도 목소리 떨림 증상을 제어할 수 없고, 쉰 목소리처럼 비정상적인 소리까지 동반된다면 이는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발성기관을 형성하는 후두 근육들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근육 수축이 일어나 성대의 진동이 불규칙해져 음성이나 발성에 장애가 나타나는 음성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확실히 밝혀진 바 없지만 심리적인 문제와 신경학적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소리를 낼 때 성대 근육에 과도하게 힘을 주는 잘못된 발성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연축성 발성장애가 생기면 소리를 낼 때마다 목소리가 빠르게 떨리거나 끊기며, 경우에 따라 거친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떨리는 목소리를 긴장 탓으로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근긴장성 발성장애와 같은 또 다른 음성질환을 동반할 수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목소리 떨림을 제어하기 위해 소리를 낼 때 본인도 모르게 성대와 그 주변 근육에 힘을 주는 등 잘못된 발성습관을 하다 보면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일상대화를 할 때의 목소리 떨림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검사를 통해 연축성 발성장애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 협진을 통한 1개월 이상의 음성언어치료와 약물치료, 보톡스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안 원장은 “특히 보톡스 치료는 목소리 떨림을 유발하는 성대 근육에만 선택적으로 주사해 성대 전체에 이완을 유도해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낸다”면서 “더불어 보톡스 치료와 함께 잘못된 발성습관을 개선하는 음성언어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가 큰 만큼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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