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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규제 완화로 탄력받은 강남 집값
올해 7월 출범한 최경환(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팀이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방안을 한 달 간격으로 내놓으면서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LTV(주택담보인정비율)등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7·24대책과 9·1대책을 연달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셋째주 강남권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09%가 올라 7·24대책 이후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9·1대책이 재건축 규제 완화에 집중되면서 강남구 압구정동은 불과 보름만에 호가가 5000만원에서 2억원이나 올랐다. 압구정 신현대9차아파트 전용 165㎡형의 경우 이달 들어 20억원대에서 22억원선으로 최고 2억원이 올랐다.
압구정동 골드웰 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고 호가가 높게 형성되는 상황이라 올해 연말까지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집주인들은 단기간에 문의가 급증하면서 느긋한 입장으로 가격 형성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축구장 12개 크기의 강남구 삼성동 한전 부지(7만9342㎡)를 10조5500억원을 들여 손에 넣으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도 코엑스와의 연계 개발 기대감에 차 있다.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삼성동의 3.3㎡당 아파트값은 한전 부지 개발 청사진이 나온 지난 4월(2709만3000원)이후 꾸준히 올라 이달 현재 2732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2004년 입주·449가구)는 같은 기간 전용 175㎡형이 30억5000만원에서 31억5000원으로 1억원 가량 가격이 뛰었다.
대치동 윤고용 에덴공인 대표는 “삼성역 인근에는 아파트가 많지 않아 한전 부지 개발로 인한 배후 주거지는 대치동과 잠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현대차그룹 인력 2만명이 들어온다면 자연히 수요가 늘면서 집값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경매 시장 동반 상승세
매매 시장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경매 시장에서는 강남권 아파트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달 경매에 나온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5.51%로 전월(91.62%)대비 3.89%포인트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입찰경쟁률을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수는 전달(3.4명)보다 무려 5배 가까이 급증한 15.6명에 달하고 있다. 서초구의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도 7월(90.52%) 이후 석달 연속 90%를 넘기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주택 경매 시장은 7·24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완화돼 투자 여건이 개선되고 9·1대책 이후 강남권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경매에 더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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