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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상윤 이유미 기자] 1972년 2월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열세 살이던 초등학교 6학년생이 목을 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자살 이유는 어이없게 만화책에서 본 ‘부활 흉내’였다. 만화책에서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난 걸 따라한 사건이었다. 학생들과 선생님은 학교에서 불량 만화 화형식을 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사실 1960~1970년대 매월 어린이날이면 전국에서 만화책 화형식이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불량만화 특별단속을 지시해 서울 시내 만화방을 급습해 몇천 권, 몇만 권을 불태웠다. 만화는 ‘불량식품’같은 대접받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하위문화’로 인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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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게임은 새로운 미디어 예술 장르로 거듭나고 있다. ‘심시티’(Simcity)는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 이용자가 평평한 땅에 직접 도로, 수도, 전기 등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도시를 계획한다. 잘 가꿔진 도시라면 자연스레 시민 수가 늘어나고 세금도 충분히 들어온다. 물론 반대 상황이면 폭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비디오 게임 화면을 이용해 스토리를 만드는 크리스 하울렛(Chris Howlett) 아티스트는 심시티를 통해 도시가 만들어지고 붕괴하는 게임 내 모습을 다큐멘터리 기록 영상처럼 편집했다. 동영상을 보면 마치 도시를 둘러싼 우리의 삶을 담담하게 관조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 예술 작품을 만드는 시도도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갤러그’로 알려진 ‘스페이스 인베이더’ 게임은 타일 아트 프로젝트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여 있는 아티스트가 타일 모양의 ‘8비트 도트(dot)’로 게임을 만들었던 방식에 착안해 예술로 탈바꿈시켰다. 런던, 제네바, 프라하, 도쿄,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건물 벽에 게임 캐릭터가 타일처럼 숨겨져 있다. 사람들은 골목길을 거닐다가 인베이더를 발견하면서 옛 추억을 환시시키며 예술적 감흥을 받는다. 게임이 추억과 문화의 한 축으로 ‘공유의 장’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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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임상 뉴미디어 아티스트는 “기존 예술이 마냥 보고 감흥을 느끼는 데 국한됐다면 새로운 세대는 함께 경험하고 체험하는 예술을 더 선호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게임은 무한한 예술적 경험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캔버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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