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주춤..실물경기 회복세 꺾였나

광공업생산 전월比 2.1%↓..반년만에 내림세 반전
"한 달 보고 판단은 일러..회복세 계속 이어질 것"
  • 등록 2013-10-31 오전 6:10:00

    수정 2013-10-31 오전 7:53:43

[세종=이데일리 문영재 안혜신 방성훈 기자] 실물경기 회복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해 주는 선행지수도 6개월 만에 내림세로 반전해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이는 지난 3월(-2.4%)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7월 -0.2%에서 8월 1.6%로 반등에 성공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가 꺾였다. 제조업 생산이 2.3% 줄어든 영향이 컸다.

통계청은 추석 연휴와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등 일부 자동차업체의 파업 등 특이요인에 따른 것으로 다음 달부터는 수출 호조에 따른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지난 한 달만의 지표로 경기가 다시 냉각됐다고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와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의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와 소비도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 실물경기 회복 ‘주춤’..“회복세 아직 탄력 잃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9월 광공업생산의 부진에도 경기 회복세는 아직 탄력을 잃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9월 한 달만 놓고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경기 지표가 혼조세를 보인다는 건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봉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도 “경기 전반적인 핵심을 해칠만한 시그널은 아니었다”며 “생각보다는 완만하고 느리지만, 전반적인 경기회복세 자체를 해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분기별로 보면 전분기 대비 광공업 생산은 1분기 -0.9%, 2분기 -1.4% 등 감소세에서 3분기 0.7%로 3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설비투자도 1분기 -4.5%, 2분기 -1.0%에서 3분기 0.5%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9월 광공업생산의 부진에도 전반적인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분기 단위로는 경기가 전환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9월 광공업생산 부진이 오는 12월 초 발표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 25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속보)’ 자료에서 3분기 GDP가 전기대비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분기 연속 1%대 성장을 거둔 것으로 연간 성장 목표인 2.8% 성장률 달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성장률은 무난하게 2.7~2.8%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특별한 해외변수가 없으면 3% 이상은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표 혼조세..“경기회복에 대한 확신 힘들어졌다”

앞으로 경기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에나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회복세가 완만하고 불안 요인들이 불거지고 있어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출구 전략이나 국내 환율문제 등을 고려하면 내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 양적 완화 축소와 국내 가계부채 등 복병이 있어 본격적인 경제회복을 쉽게 말할 수 없다”며 “다만 내년쯤 경기 흐름 자체는 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9월 광공업생산 지표는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성장 전망치 1.1%의 하향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올해 목표했던 투자의 60%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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