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 아파트 '몸값' 낮춰 줄줄이 재분양

2007~2008년 분양아파트, 공매·경매 거쳐 시장으로
초기 분양가 70%선 거래..주변 시세 하락 부추겨
  • 등록 2013-09-25 오전 7:02:57

    수정 2013-09-25 오전 7:02:57

2007년 고분양가 논란을 빚으며 분양시장에 나왔던 경기도 고양 식시지구 ‘위시티 블루밍’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최근 초기 분양가의 70%선에서 재분양되고 있다. (사진 대한주택보증)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서울 관악구 봉천구 봉천동 ‘관악위버폴리스’에 사는 김모씨는 얼마 전 걱정스런 소식을 접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옆집과 윗집, 아랫집이 공매시장에 나왔다는 것이다. 김씨는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공매시장을 거치면 보통 초기 분양가의 70% 선에서 재분양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고분양가 논란이 뜨겁던 2007~2008년 분양됐던 아파트들이 최근 공·경매를 통해 대거 시장에 풀리고 있다.

대부분이 서울·수도권에 위치한 중대형 아파트들로, 초기 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다보니 주변 시세까지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2007년과 2008년 초에 분양보증을 받은 아파트 사업장들이 많다”며 “고분양가에 미분양이 적체돼 결국 사고를 낸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공매시장에 나온 주상복합아파트인 관악위버폴리스, 경기도 고양 식사지구 위시티 블루밍, 부산 명지지구 엘크루 블루오션, 용인 공세동 상원 상떼 레이크뷰 등이 이 당시 분양된 아파트들이다. 모두 고분양가 논란을 빚으며 미분양을 양산했다.

이 때만 해도 부동산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던 시기로, 분양가가 높으면 오히려 집이 잘 팔릴 정도로 거품이 심했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까지 번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고분양가로 시장에 나왔던 물건들은 계약 취소가 잇따랐고, 미분양이 쌓여갔다. 결국 아파트 분양 등 주택사업 비중이 높았던 건설사들은 연이어 부도를 맞았다. 이들이 분양한 아파트들은 대부분 사고사업장으로 등록됐고, 상당수가 공매 처분됐다.

최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이들 아파트가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입찰 7~10회 사이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아 낙찰가는 초기 분양가의 50~7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낙찰을 받은 법인 또는 개인이 시장에 내놓을 때는 분양가의 70% 수준에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공사인 벽산건설의 법정관리 이후 공매에 부쳐진 ‘일산 위시티 블루밍’(전용면적 130∼307㎡)의 경우 현재 미분양 물량이 3.3㎡당 1000만~11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월 무궁화신탁(192가구)이 낙찰받아 재분양 중인 이 아파트는 2007년 분양 당시 가격이 3.3㎡당 평균 1450만원 선이었다. 현재 인근 아파트 시세는 3.3㎡당 1100만원을 약간 웃돌고 있다. 고양 식사동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나오고 있는 매물이 모두 소화돼야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집주인들도 미분양 소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산 명지 엘크루 블루오션도 전용 180㎡형 분양가는 8억6500만원이다. 하지만 최근 1차 공매에서는 5억1200만원에 나왔다. 6회 유찰되면 매각 예정가가 3억9800만원까지 떨어지게 된다.

2007년 초 분양됐던 경기도 용인 공세지구 성원 상떼 레이크뷰도 공·경매시장으로 대거 쏟아져 나왔다. 시행사인 성원산업개발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고사업장이 된 이 아파트는 총 345가구 중 222가구가 공매로, 123가구가 경매로 낙찰됐다. 전용 189㎡ 이상 대형으로만 구성된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0억원 이상이지만 경매시장에서는 가구당 2억원 이하에 대부분 낙찰됐다. 222가구에 대해 실시한 일각 매각 방식의 공매에서도 낙찰가는 총 분양가(1746억9600만원)의 26%인 468억7600만원이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낙찰가는 분양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유치권 등 소송 문제 해결이나 추가 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재분양할 때는 가격이 70% 이상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악위버폴리스의 경우도 전용 107㎡의 분양가가 6억~6억4000만원선이었다. 이미 지난 23일 1차 공매에서 유찰됐지만 총 10차까지 공매가 진행될 경우 가격은 5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봉천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도 5억원 밑으로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공매 처분된 물건들이 풀리면 아파트값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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