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모르고 먹으면 독

  • 등록 2013-05-30 오전 6:17:00

    수정 2013-05-30 오전 7:33:01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노출의 계절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살을 빼려고 마음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이어트에는 식이요법과 운동이 모범답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약을 통해 손 쉽게 살을 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는 잘못 복용하면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상 주의사항과 용법·용량을 철저히 지킬 것을 주문한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살 빼는 용도로 사용되는 약물로는 식욕억제제와 지방분해효소억제제 두 종류가 있다. 식욕억제제는 배가 고프지 않거나 배가 부르다고 느껴 음식을 덜 먹게 하는 약을 말한다.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칠프로피온, 마진돌 등 향정신성의약품이 식욕억제제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시부트라민’ 성분의 식욕억제제가 가장 많이 사용됐지만 지난 2010년 심혈관 부작용 위험성을 이유로 퇴출됐다.

지방분해흡수억제제는 음식으로 몸에 들어온 지방을 분해해 몸이 흡수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지방이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밖으로 빠져 나가게 하는 약이다. 제니칼로 유명한 오르리스타트 성분이 지방분해흡수억제제의 대표 약물이다.

생약성분으로 허가받은 살 빼는 약으로는 방풍통성상건조엑스, 오르소시폰가루+다엽가루, 그린티엑스 등이 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은 살 빼는 약의 성분은 히비스커스추출물 등 복합물과 공액리놀레산 두 종류가 있다.

국내에서 먹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간 6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때 1000억원에 육박했지만 시부트라민의 퇴출 이후 시장 규모가 줄었다. 드림파마의 ‘푸링’, 로슈의 ‘제니칼’, 광동제약의 ‘아디펙스’ 등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통해 처방을 받아야 한다. 체질량지수(BMI)가 30㎏/㎠을 넘는 경우,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는 체질량지수가 27㎏/㎡을 넘을 때 약을 복용하라고 권고된다.

복용기간은 체중 감소 여부 및 부작용 발생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펜터민, 디에칠프로피온 등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4주 이내 복용이 권장된다. 의사 판단에 따라 복용 기간을 늘릴 수 있지만 3개월 이상 복용하면 폐동맥고혈압, 심장질환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살 빼는 약을 복용할 때에는 음식을 평소보다 적게 먹거나 지방이 몸에 잘 흡수되지 않아 체중이 빠지게 된다. 따라서 약을 끊고 나서 식사량을 조절하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살이 다시 찌게 되는 이유다. 어린이는 살 빼는 약을 복용해서는 안된다.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약은 12세 이상의 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됐지만 다른 약물은 16세 미만에는 사용이 금지됐다.

비만치료제를 복용할 때는 부작용 발생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경우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두근거림, 혈압상승, 가슴통증, 불안, 현기증, 불면 등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장기간 복용하다 중단하면 극도의 피로와 정신적 우울증,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약의 만성 중독 증상으로는 중증의 피부병, 불면, 자극과민, 정신분열병 유사 정신이상 등이 있다. 지방분해효소억제제는 위장관계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물이다.

살 빼는 약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또는 수유기에는 약을 보용해서는 안된다. 동맥경화증,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감상선기능항진증, 녹내장 등의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식욕억제제를 먹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복용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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