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 성급한 낙관론에 제동 걸었다

  • 등록 2012-11-21 오전 6:14:17

    수정 2012-11-21 오전 6:14:1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간의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비록 지수 하락폭이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지만, 장중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또한 장중 지수가 널뛰기 양상을 보인 것도 불안한 시장심리를 잘 보여준 부분이었다.

그리스에 대한 지원과 중동지역에서의 휴전협정 타결 가능성 등 기대감을 낳는 대목도 있지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섞인 전망과 휴렛-패커드(HP)의 대규모 적자 등은 시장심리를 요동치게 했다.

마크 루쉬니 제니몽고메리스캇 스트래티지스트는 “현 시점에서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재정절벽 우려이며 이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그는 “의회는 12월 중순이면 회기를 끝내게 되는데, 이제 시간이 많지 않은 편인 만큼 시장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도 차츰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전날 지수 상승폭이 지나치게 컸던데 따른 반작용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브루스 비틀스 로버트 W. 베이드 스트래티지스트는 “어제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는 아마도 시장이 과매도 상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는데 사실은 어제 상승세에 대해 다소 우려스러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시장에서 재정절벽 논의에 대한 낙관론이 커졌는데, 이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며 “이에 기초한 지수 상승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줄어드는 상황인데, 이는 해결된다고 해서 시장에 호재가 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봤다.

기업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도 다시 나오고 있다.

웨인 린 렉메이슨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위 아래로 출렁이는 모습인데, 투자자들도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기대했던 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점차 현실로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 기업 실적은 느린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경기는 점차 강화되고 있고 유럽은 결국 그리스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악영향이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각에서는 이같은 높은 변동성이 이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존 맨리 웰스파고 어드밴티지펀드 스트래티지스트는 “버냉키 의장은 의회에 아주 공손한 방식으로 재정절벽 합의를 더이상 늦추지 말라고 촉구했는데, 이에 대해 굳이 실망감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HP에 대한 실망감은 시장을 강하게 짓눌렀는데, 이는 HP라는 기업에는 큰 부담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경제 전체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이 역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며 “유로존도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머지 않아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변동성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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