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나흘만에 추락..스페인 우려에 급제동

3대지수 1% 안팎 하락..나스닥 상대적 부진
금융주 부진..차익매물에 기술주 랠리도 주춤
  • 등록 2012-07-21 오전 5:07:38

    수정 2012-07-21 오전 5:07:38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의 상승랠리에 급제동이 걸렸다.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고 기업실적도 엇갈린 가운데 스페인 악재가 재부각되며 3대 지수는 나흘만에 동반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20.79포인트, 0.93% 하락한 1만2822.57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40.60포인트, 1.37% 떨어진 2925.30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보다 13.85포인트, 1.01% 낮은 1362.66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주간으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월간으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스페인에 대한 최대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안을 승인했지만, 스페인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수준인 7.3%대까지 상승한데다 발렌시아주가 스페인 정부에 긴급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처럼 유로존 악재가 불거진 상황에서 미국쪽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고 기업 실적도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기술주 랠리도 주춤거리는 모습이었다.

휴렛-패커드가 2.57% 하락했고 반도체 칩 업체인 AMD가 13.17%나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1.79%, 제록스도 6.75% 반락하는 등 일부 기술주가 차익매물에 흔들렸다. 그러나 구글은 3% 가까이 상승했고, 야후는 1.21% 상승했다.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 충격에도 이날 새로 증시에 데뷔한 카약과 팰로알토 네트웍스는 각각 27.62%, 27.45%의 급등세를 연출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은 제너럴 일렉트릭(GE) 역시 0.35% 올랐다.

반면 실적 부진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등으로 멕시코식 패스트푸드점인 치포틀이 21% 이상 추락했고, 동종 업체인 파네라 브레드와 브링커 인터내셔널, 버팔로 와일드윙 등이 3~4%씩 동반 하락했다.

◇ 스페인 구제금융 승인..성장전망 하향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이 공식적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유럽연합(EU)이 스페인 정부와 합의한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수용, 최대 1000억유로의 지원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른 첫 자금집행은 이달중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를 통해 300억유로 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긴급상황에 대비한 준비금 성격의 100억유로도 포함된다. 이후 오는 11월과 12월에 450억유로, 내년 6월까지 4차분 250억유로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1000억유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스페인은 부실채권 만을 따로 모아 관리하기 위해 오는 11월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총 지원금 가운데 최대 250억 유로를 여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스페인 정부는 오는 2014년이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스페인 경제는 올해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1.5%를 기록한 뒤 내년에도 0.5%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겠지만, 2014년에는 1.2%, 2015년에는 1.9% 각각 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업률도 올해 24.6%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24.3%, 내후년에는 23.3%로 차츰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 ‘엎친데 덮친’ 스페인..발렌시아, 중앙정부에 ‘SOS’

은행권 정상화를 위해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는 스페인이 이번에는 지방정부의 재정난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스페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그동안 재정난에 어려움을 겪어온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가 정부에 긴급 유동성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는 앞서 5월말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던 까딸루니아에 이어 두 번째 지원 요청이다.

발렌시아는 지방정부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가 고안한 180억유로 규모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에 지원을 요청한다는 뜻을 이미 전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연말 이전까지 이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 경우 발렌시아는 당초 마련했던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뛰어넘는 추가 감축안을 마련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약속을 해야만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 “리보조작 연루 은행들, 당국과 단체합의 추진”

바클레이즈에 이어 리보금리 조작 연루 의혹을 조사받고 있는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감독당국과 단체로 합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HSBC, 도이체방크, JP모간체이스 등 리보금리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은행들은 바클레이즈처럼 단독으로 벌금을 내기로 합의할 경우 맞을 수 있는 역풍을 우려, 이같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규제당국이 합의를 시작할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은행들로서는 단체협상에 나서는 게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이다.

실제 바클레이즈가 가장 먼저 혐의를 인정하고 4억53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정치권이나 대중들로부터의 비난의 화살이 집중댔던 전례를 염두에 두고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 은행들은 단체합의 여부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한 은행권 인사는 “앞서 미국 은행들이 법무부 등과 모기지에 따른 불법 압류 문제로 합의에 이른 사례가 있다”며 “이 사례로 볼 때 관계당국도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할 만한 대형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GE, 2Q 이익 ‘예상상회’..연간 성장전망도 유지

제너럴 일렉트릭(GE)이 2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며 두 자릿수로 예상했던 올해 연간 이익성장률 전망도 유지했다.

이날 GE는 지난 2분기에 지속적 영업에 따른 이익이 40억1000만달러, 주당 38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37억5000만달러, 주당 34센트보다 7% 증가한 것이다. 특히 시장에서 예상했던 37센트 전망도 소폭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65억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2% 증가했다. 다만 이는 시장 예상치인 367억7000만달러에는 다소 못미쳤다.

금융부문 이익 성장세가 견조했고, 에너지사업부문에서도 풍력 터빈 수주 감소를 다른 제품군으로 상쇄한 덕이었다. 실제 2분기중 GE캐피탈의 이익은 31%나 급증한 2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에너지부문 이익도 13% 늘어났다. 디젤엔진을 포함한 운송부문도 이익이 58% 증가했다.

이에 따라 GE는 당초 두 자릿수에 이를 것이라던 올해 연간 이익 성장률 전망치도 유지했다.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는 “이번 실적은 글로벌 경제환경이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우리가 성장 전략을 잘 실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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