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세..`中에 환호, 버냉키에 실망`

스페인 강등 악재 등에 `뒷심 부족`
다우지수만 소폭 상승..유틸리티주 강세
  • 등록 2012-06-08 오전 5:27:33

    수정 2012-06-08 오전 5:27:33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접고 혼조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호재가 됐지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발언이 실망을 준데다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이 한꺼번에 세 단계나 강등되며 막판 지수를 끌어 내렸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6.17포인트, 0.37% 상승한 1만2460.96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13.70포인트, 0.48% 하락한 2831.02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0.14포인트, 0.01% 낮은 1314.99를 각각 기록했다.   개장전 중국 인민은행이 전격적으로 거의 4년만에 기준금리인 1년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0.25%포인트(25bp)씩 인하한 것이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또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다시 반락한 것도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정작 기대를 모았던 버냉키 의장은 금융 불안과 급격한 지출 삭감에 따른 재정절벽을 우려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3차 양적완화(QE3) 등 시장이 기대하는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데다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그다지 비관적이지도 않았다. 더구나 양적완화의 효과도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추가 부양에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후장에는 피치가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세 단계 내리며 정크본드(투기등급) 바로 한 단계 위까지 조정했다. 장기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유틸리티 관련주가 강했던 반면 이동통신과 기술주들은 부진했다. 베스트바이는 리처드 슐츠 창립자가 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에 0.96% 하락했다. 루루레몬 애슬레티카는 예상보다 좋은 이익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세가 부진했던 탓에 9% 가까이 급락했다.   멘스 웨어하우스는 시장 예상에 못미친 실적으로 인해 19% 가까이 추락한 반면 JM 스먹커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 덕에 강보합권을 지켜냈다.   스타벅스는 미국에서 그린 마운틴스의 K컵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약보합을 기록했고, 그린 마운틴스도 0.9% 하락했다. 스타벅스의 경쟁사인 던킨 도너츠는 1.04% 하락했다.

◇ 피치, 스페인 등급 세단계 강등..정크본드 직전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은행권 부실화에 따른 재정지원 부담을 거론하며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꺼번에 세 단계나 강등했다.

이날 피치는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세 단계 내린다고 발표했다. `BBB`는 정크본드(투기등급) 바로 한 단계 위다. 또 단기 등급도 종전 `F1`에서 `F2`로 낮췄다. 장기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피치는 평정 보고서에서 "스페인의 은행부문에 지원해야할 정부 재정규모는 600억유로, 국내총생산(GDP)대비 6%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며 은행 부실이 등급 강등의 직접적 이유라고 거론했다. 특히 "최악의 경우 최대 1000만유로로, GDP의 9%에 이를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또 "스페인의 채무가 워낙 높은 수준이라 앞으로 유로존 위기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가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치는 "스페인 경제는 올 연말과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경기 침체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전망도 낮췄다. 당초에는 "내년에 가서는 완만한 경기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었다.

◇ 美 가계 자산, 7년래 최대증가..고용도 개선

올초에도 미국 가계의 자산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반면 부채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나타났다. 향후 소비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분기중 미국 가계의 순자산 규모는 총 62조9000억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4.7%, 금액 기준으로는 2조8300억달러가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4년말 이후 거의 7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이 기간중 주식시장이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계의 부채규모는 오히려 전기대비 0.4%(계절 조정) 줄었다. 이는 최근 15분기 연속으로 감소한 것이다. 무엇보다 모기지 관련 대출이 3%나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

또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7만7000건으로 전주의 38만9000건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37만8000건보다도 개선된 수준이었다. 다만 2주일전 건수는 종전 38만3000건에서 6000건 상향 조정됐다. 변동성을 줄인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7만7500건으로, 전주의 37만6000건보다 다소 늘어났다. 이는 한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 버냉키 "부양대책 준비"..QE3 효과엔 신중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의회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금융 불안이 심화될 경우 미국의 금융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의회의 재정지출 감축에 따른 재정절벽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강도높은 재정 긴축조치는 경제 회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언급한 `필요한 조치`와 관련해 3차 양적완화를 적시하지 않았고, "이런 일들로 인해 미국 경제를 부양해야할 필요가 있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해 일상적 대응 정도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특히 "금융기관이 요구하거나 시장이 필요로 할 경우 재할인 창구를 활용하거나 긴급대출 권한을 통해 유동성을 늘려주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해 통상적인 공개시장 조작정책만을 거론했다.

아울러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추가 양적완화의 효과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버냉키 의장은 "추가 양적완화조치가 분명 경제를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 조사에 따르면 그동안의 대규모 자산매입으로 인해 국채와 민간 금리 사이의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줄었고, 이는 기업과 가계 모기지 등의 조달 금리를 낮추고 주가를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지금은 금리가 이미 낮은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라 그 효과는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최근 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낙관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완만한 속도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가계 소비지출이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유럽이 미국 경제에 심각한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中, 4년만에 첫 금리인하..경기부양 `올인`

중국 통화당국이 지난 2008년 이후 근 4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인플레이션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경기 부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8일부터 금융권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25bp)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8일부터 1년만기 대출금리는 6.31%가 됐고, 예금금리는 3.25%로 조정된다.앞서 중국은 지난 2008년말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하했었고, 작년에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이같은 조치는 전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민은행이 올해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지급준비율 인하만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3년만에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뒤 올 2월과 5월에도 추가로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는 가운데 부담이 됐던 물가 상승률이 꺾이자 곧바로 강력한 부양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제조업 경기는 5월에 최근 6개월만에 가장 부진한 성장를 보인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당국 목표인 4.0%를 밑돌았다.

◇ 스페인, 국채입찰 `성공`..예정물량 초과발행

시장 우려속에 스페인이 단기물과 10년물 국채 등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낙찰금리가 뛰긴 했지만, 당초 예정했던 물량을 초과 발행했다.

이날 스페인 정부는 2년과 4년, 10년만기 국채를 입찰을 통해 총 20억7000만유로(26억달러) 어치 발행했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10억~20억유로 물량을 뛰어넘는 규모였다.

은행권 부실화와 그에 따른 구제금융 지원 요청 가능성이 제기되며 시장을 집중시켰던 입찰이었지만,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발행규모대비 응찰규모도 3.29배로, 앞선 입찰에서의 2.56배를 넘어서는 관심을 끌었다.

다만 10년물 낙찰금리는 6.04%까지 올라가 종전 입찰에서의 5.74%보다 30bp(0.30%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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