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이틀째 하락..FOMC에 `실망`(종합)

3대지수 1% 안팎 하락..유로존 재료는 엇갈려
소매지표 부진 `부담`..베스트바이 급락
  • 등록 2011-12-14 오전 6:15:19

    수정 2011-12-14 오전 6:15:1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연방준비제도(Fed)가 어떤 부양책도, 부양 힌트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을 줬다. 유로존의 엇갈린 재료와 소매지표 부진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1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6.45포인트, 0.55% 하락한 1만1954.9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10.74포인트, 0.87% 낮은 1225.73을, 나스닥지수는 32.99포인트, 1.26% 떨어진 2579.27을 각각 기록했다.

개장초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유로존에서 국가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스페인 국채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단기채권 입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주요 국채시장 금리가 안정된 게 호재가 됐다.

그러나 미국의 11월 소매판매가 최근 5개월만에 가장 더딘 회복세를 보인데다 베스트바이 실적도 예상에 못미쳐며 상승세를 제한했고, 오후 들어서는 연준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정책 변화도 보이지 않은 탓에 시장이 아래로 미끄러졌다.

소매지표 부진에도 실적 부진까지 겹친 소매 전자제품 판매사인 베스트바이 주가가 15% 이상 폭락한 가운데 아마존닷컴과 메이시스 등도 4%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블랙베리를 만드는 리서치인모션(RIM)은 내년 블랙베리 시장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JP모간의 전망에 4.5% 추락했다.

반면 화이저는 10%로 배당을 상향하고 100억달러 어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하면서 1.81%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P&G도 동반 상승했다.

◇ 연준 "美경기 점진적 확장"..부양책 없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 경제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어떤 추가 부양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0.25%에서 유지하고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유지하기로 했다. 내년 중반까지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채권을 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지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 기대했던 커뮤니케이션 강화책이나 재할인률 인하 등 추가 부양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다소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내놓았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전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기는 점진적인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편이긴 하지만, 최근 지표는 전반적인 고용시장 상황이 다소 개선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 속도는 둔화됐고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전세계 금융시장 압박은 계속 경제전망에 중대한 하방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獨 "IMF 재원확충에 최대 450억유로 지원"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활용될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 확충에 참여할 의향을 내비쳤다.

이날 분데스방크는 독일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IMF가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경우 양자대출을 위해 자금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는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와 이사들이 서명했다.

자금 지원규모에 대해서는 "유로존 국가들이 총 2000억유로를 지원한다는 합의에 따라 최대 450억유로(원화 68조4000억원)까지 양자대출로 지원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이어 "다른 유로존 국가 중앙은행들도 IMF 쿼터에 따라 펀드에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로 비유럽연합 국가들도 IMF 재원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데스방크는 "관리계정(Administered Account)이 아닌 IMF의 일반재원계정(General Resources Account)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을 전제로 이같은 대출을 해줄 용의가 있다"며 전제를 달았다. IMF 일반재원계정을 통해 자금이 지원될 경우 손실 분담은 향후 IMF 전 회원국들이 함께 지게 된다.

◇ 美 소매판매 `예상밖 부진`..5개월래 최저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가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다. 전월대비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증가율은 최근 5개월만에 가장 저조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6%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앞서 10월 확정치인 0.6%보다도 못했다.

계절적 변동성이 큰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2%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4%에 역시 못미쳤다. 10월의 0.6%보다도 저조했다. 자동차와 가솔린, 건축재료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3% 증가해 10월의 0.7%보다 낮아졌다.

FTN파이낸셜의 린제이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 등 지출이 강하게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며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 스페인·EFSF 단기채권 입찰 성공

스페인의 단기국채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첫 단기채권 입찰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 덕에 유로존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국채가격 상승) 안정되고 있다.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스페인이 12개월 만기 국채를 당초 목표했던 수준의 최대치보다 많은 49억4000만유로(65억2000만달러) 어치 발행에 성공했다. 낙찰금리는 4.05%로, 이전 입찰에서의 5.022%를 크게 밑돌았다. 18개월 만기 국채도 4.226%에 입찰했다. 이전 낙찰금리는 5.159%였다.

12개월 만기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였는데, 입찰액대비 응찰규모가 3.14배로, 지난달의 2.13배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18개월 만기 국채의 응찰규모는 4.97배로, 이전 입찰에서의 5.96배보다는 낮아졌다.

EFSF가 유동성 확대와 시장 대응 강화를 위해 새로 도입한 단기채권 발행을 위해 처음으로 실시한 91일 만기 채권 입찰에서도 19억7000만유로 어치가 0.222%에 낙찰됐다. 입찰액대비 응찰규모도 3.2배로 호조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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