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혼조..`그리스 우려`↔`연준 기대`(종합)

다우지수 강보합..나스닥-S&P는 소폭 하락
유틸리티주 강세..애플 연일 사상최고가 경신
  • 등록 2011-09-21 오전 5:50:06

    수정 2011-09-21 오전 5:50:0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감이 여전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전망을 낮춘데 따른 부담이 컸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양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7.65포인트, 0.07% 상승한 1만1408.66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2.00포인트, 0.17% 낮은 1202.09를, 나스닥지수는 22.59포인트, 0.86% 떨어진 2590.24를 각각 기록했다.

전날 S&P가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데다 개장전부터 IMF도 세계경제 전망을 낮추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IMF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6월 전망치(4.3%)보다 0.3%포인트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4.0%로 0.5%포인트 낮췄다. 특히 재정위기로 고난을 겪고 있는 유로지역의 성장률은 1.6%로 당초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오후에 그리스와 트로이카 실사단 사이에 화상회의가 이어졌고 전날 "지원을 위한 합의에 거의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터라 기대감이 높아졌다. 또 오전 개회된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일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주택관련 지표도 비관과 낙관이 엇갈리는 결과를 보였다. 8월 미국의 주택착공이 전월대비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율로 환산하면 착공건수는 57만1000채로,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선행지표격인 건축허가 건수는 전월대비 3.2% 반등했다. 연율 환산으로 62만채에 이르러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소재와 산업재관련주가 부진한 반면 유틸리티주는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0.44% 상승하면서 장중 한때 420달러까지 넘보며 연일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판매금지 가처분 검토 소식에도 굴하지 않았다.

전날 분사 소식에 강세를 보였던 넷플릭스는 9.54%나 반락해 52주일 신저가를 기록했다. 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를 앞둔 오라클과 어도비는 각각 2.31%, 2.49% 하락했다.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이익이 42%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 콘애그라가 1.71% 하락했고 제너럴 일렉트릭은 에너지 기업들로부터 30억달러 이상 수주를 따냈는 소식에도 0.87% 하락했다.

반면 카니발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 덕에 5% 이상 올랐고 버크셔 해서웨이는 0.22% 상승했다.

◇ 독일·이탈리아 부도위험 `사상최고` 독일과 이탈리아의 국채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가산금리가 사상 최고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이날 시장데이터제공업체인 CMA에 따르면 독일의 국채 CDS 스프레드는 전일대비 4bp 오른 94bp를 기록하고 있고, 이탈리아의 CDS는 25bp 상승한 513bp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고수준이다.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것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미즈호인터내셔널의 안케 리히터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구제금융 지원이 있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이탈리아는 부채수준이 높은 편이라 전반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는 독일의 크레딧 질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그리스-트로이카 `논의 진전`

그리스와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단`이 구제금융 지원에 관해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달초 중단됐던 실사도 다음주초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그리스는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이 전날에 이어 아테네에서 이들 트로이카 실사단과 둘째날 화상회의를 갖고 그리스의 재정긴축 약속 이행과 그에 따른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트로이카측 익명의 관계자는 "회의에서 좋은 진전이 있었다"며 "다음주초에 실사를 재개하기 위해 그리스를 방문할 것이며 그 자리에서 기술적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직후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 역시 "트로이카 수장들이 다음주초에 아테네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논의에 진전이 있었음을 확인시켰다. 또 "이번주 워싱턴에서 있을 IMF총회중 모임에서도 트로이카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 미국 주택지표 `혼조`

미국의 주택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반면 건축허가는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8월 미국의 주택착공이 전월대비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율로 환산하면 착공건수는 57만1000채로,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또 시장 전망치였던 59만채도 밑돌았다.

주택압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고용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주택을 지으려는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 대출 기준이 엄격해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건축허가 건수는 전월대비 3.2% 반등했다. 연율 환산으로 62만채에 이르러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서부지역에서는 11.3%나 반등해 향후 건축경기 회복 가능성을 알렸다.

◇ IMF, 글로벌 성장전망 하향

IMF는 주요국의 성장률을 당초보다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4.0%로 6월 전망치(4.3%)보다 0.3%포인트 하락했고, 내년 성장률도 4.0%로 0.5%포인트 낮아졌다. G2국가인 미국과 중국은 각각 1.5%, 9.5%로 0.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재정위기로 고난을 겪고 있는 유로지역의 성장률은 1.6%로 당초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그리스 등 부실채권을 많이 보유한 프랑스와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탈리아는 0.4%포인트 낮아진 1.7%, 0.6%의 성장률이 예상됐다. 선진국은 1.6%, 신흥개도국은 6.4%로 0.6%포인트, 0.2%포인트 낮아졌다.

IMF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우려, 미국경제 전망악화 등 주요국의 리스크 프리미엄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선진국은 국가채무, 금융시장 불안 등이 심화되고 있고, 신흥국은 확장세가 지속되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선진국에 대해선 중기적으로 재정건전화를, 단기적으로 성장과 고용 지원여력 확보를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엔 주택시장 개선과 적극적 고용정책을, 유럽엔 경쟁력 유지를 위한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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