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도 다시 깊어지고 있다. 농식품과 유가 등 솟구치는 지표만 바라보다 이제는 내려가는 지표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지표들이 고공행진을 할 땐 금리 인상에 그마나 부담이 덜했지만, 이제는 좀 더 정교한 함수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더 어렵다.
◇ 유가 하락에 기댄 금리 동결?! 지난 한 주 동안 유가는 15%나 급락했다. 다양한 설명들이 따라다닌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끝나는 6월을 앞두고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원자재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미국의 좋지 않은 경제지표와 신흥국들의 긴축 가능성이다. 결국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위험회피 경향이 강해지면서 투기적 성격의 상품 가격이 하락했다는 설명들이다.
한은은 지난 4월 경제전망 수정치에서 올 상반기 4.3%, 하반기 3.6% 를 전망한 바 있다.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유가 하락은 금리인상에 소극적인 `비둘기파`에 커다란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그래도 `징검다리`는 계속된다" 하지만 유가의 영향력이 크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금리 동결의 명분으로 부족할 수 있다.
오히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비싼 기름값에 퍼붓던(?)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하면서 수요 측면에서의 압력은 계속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역시 낮아진 유가는 생산자들(기업)에게 투자 여지를 늘려준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물가가 근원물가(가격 변동이 심한 농식품 및 유가를 제외한 물가)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근원물가 상승은, 유가 상승으로 가공식품 등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는 이른바 `2차 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제회복 혹은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수요측면의 압력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씩 건더뛰는 징검다리 인상을 해온 한은이 이번 달에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