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96.33포인트(2.24%) 하락한 8565.09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57.60포인트(3.68%) 급락한 1507.88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5.65포인트(2.85%) 떨어진 873.59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개장 2시간 전만해도 지수 선물들이 오름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상승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장출발 1시간 전에 발표된 실업수당과 무역수지 등 주요 경기지표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에 큰 부담을 줬다.
이같은 경기지표 부진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데다, 내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큰 폭의 감산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으로, 국제유가는 10% 이상 폭등했다.
◇ 자동차 구제안 상원 부결 공포감 확산
자동차 구제안이 전일 하원을 통과됐지만, 월가의 투자자들은 상원 통과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영향으로 GM과 포드의 주가가 10%대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의 자동차 구제안 표결이 이르면 이날 저녁이라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공화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방해로 법안통과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경계심리가 확산됐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동차업체들이 파산할 경우 미국경제 전반으로 엄청난 충격(devastating ripple effect)을 줄 것"이라며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장 1시간전에 발표된 실업수당 신청자수와 10월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으로 확인되자, 주식시장은 악재로 반응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대비 5만8000명 증가한 57만3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인 52만5000명을 상회할 뿐만 아니라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통상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0만명을 밑돌면 고용시장의 회복세를, 그 이상이면 고용시장의 위축을 의미한다. 50만명을 크게 상회한 이날 수치는 투자자들의 경기불안감을 자극할 수 밖에 없었다.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무역적자도 전월보다 1.1% 증가한 572억달러을 기록해 월가 예상치 545억달러를 상회했다. 원유수입 증가와 대(對)중국 무역수지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 가계부채 첫 감소..소비위축 시그널로 해석
미국 가계의 부채가 줄어든 것은 소득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최근 1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기후퇴(recession) 영향으로 소비가 크게 줄어든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이같은 지표가 경기위축 시그널로 해석됐다.
실제 금융기관의 파산 여파로 신용경색이 확대되면서,이전 처럼 대출을 받아 주택이나 자동차 등 고가제품을 사들이는 미국민들이 크게 줄었다. 월간 자동차 판매가 30% 안팎이나 급락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유가 10%대 폭등..달러약세에다 OPEC 감산 전망 영향
부진한 경기지표로 달러가 주요 통화에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주 모임에서 감산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10%대의 폭등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한 때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글로벌 경기후퇴에 따른 수요감소 여파로 최근 5개월 연속 급락하며 40달러선까지 밀렸다. 이에 따라 OPEC이 큰 폭의 감산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구제안이 전날 하원을 통과했다는 소식도 빅3의 도산을 차단, 향후 원유수요에 도움을 줄 것이란 인식도 일조했다.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마감된 서부 텍사스산 유가(WTI)는 배럴당 4.46달러, 10.36%나 급등한 47.50달러를 기록하며 전일에 이어 급등 랠리를 지속했다.